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39
어제:
142
전체:
5,026,382

이달의 작가
2010.02.12 12:37

꿈꾸는 발

조회 수 511 추천 수 3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꿈꾸는 발



이월란(10/02/04)
  


불온한
유전자의 본체는 꿈을 밟고 점프 중이다
허상의 계단을 밟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꿈을 조종하는 아바타는 나를 버린지 오래다
꿈을 꾸기엔 아주 좋은, 이 나지막한 세상
한 치 높은 허공은 꽃들의 정수리였다
한 뼘 더 긴옷은 벗은 꿈을 가리는 베일이었다  
한 치 높은 가식도 마저 덮어줄까
두려워 내려 놓았던 높은 세월을 끌어당겨
다신 내려가지 않겠다고 입술 깨물던
푹신하게 나를 삼킨 나락의 발을 붙들고
하늘 밑바닥을 재어볼까
떠받친 전신의 하중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하다
발바닥에서 문신처럼 태어난 지도는
안개의 해부도처럼 친절하지도 못하다
질긴 육질같은 상실의 길만 물고 늘어진다
눈이 없는게 나을까, 발이 없는게 나을까
목발에 접붙인 절뚝거리는 유목의 혈통은
강이 흐르는 다리목쯤, 그 속절없이 늘어선 길 위에
오도카니 앉아, 유랑의 피 한 점
흘려 보내도 볼 일이다
손등에라도 찍어두고 싶은 노련한 발자국들
눈밭처럼 녹아내리고 있는 저 꿈의 부조는
상승의 이데아에 목맨 허영심으로
핏줄이 당기도록 생의 뒤꿈치를 들다보면
몸끝에서 기형으로 자라나오는 길
십 센티미터에 부웅 떠버린 거푸집 같은  
킬힐 속에서 아직도 꿈꾸는 두 발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1 호감 이월란 2008.05.09 472
1490 갱신(更新) 이월란 2008.05.09 313
1489 제1시집 비상 -------- 프론티어 1177W기, 좌석 14-D 에서 이월란 2008.05.09 344
1488 사랑 1 이월란 2008.05.09 311
1487 동시 7편 이월란 2008.05.09 443
1486 맹인을 가이드하는 정신박약자 이월란 2008.05.09 377
1485 차도르*를 쓴 여인 이월란 2008.05.09 406
1484 제1시집 너의 이름은 이월란 2008.05.09 402
1483 좋은 글 이월란 2008.05.09 295
1482 제1시집 그리워라 이월란 2008.05.09 290
1481 짤 없는 주인장 이월란 2008.05.09 371
1480 눈의 혀 이월란 2008.05.09 397
1479 상상임신 이월란 2008.05.09 345
1478 제1시집 모놀로그----진실게임 이월란 2008.05.09 372
1477 제1시집 뒤뜰의 장미 이월란 2008.05.09 307
1476 제1시집 심발지진 이월란 2008.05.09 321
1475 제1시집 수화(手話) 이월란 2008.05.09 409
1474 잔상(殘像) 이월란 2008.05.09 314
1473 처음 이월란 2008.05.09 259
1472 제1시집 가시내 이월란 2008.05.09 315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