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18
어제:
142
전체:
5,026,361

이달의 작가
2010.02.21 07:14

이혼의 꿈

조회 수 604 추천 수 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혼의 꿈



이월란(10/02/18)



신혼 초에 나는 착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뜯기 좋은 돼지갈비를 넣은 김치찌개를 좋아하는데
그는 두부만 넣은 김치찌개만 먹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었다
돼지갈비를 벌레 보듯 하는 그의 눈 앞에서
나는 꿈틀거리는 벌레를 쫄깃쫄깃 씹으면서 선량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30대에도 난 얌전한 이혼을 꿈꾸었었다
왜냐하면 나는 CNN 뉴스가 보고 싶은데
그는 풋볼게임을 보다가 채널을 돌리면 골프고
또 채널을 돌리면 농구고 또 채널을 돌리면 야구였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나는 이성적인 이혼을 꿈꾸고 있다
이 나이가 되도록 누군가가 내게 명령하고 간섭한다는 것이
순간 순간 끔찍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류의 갸륵한 꿈들이 모두 이루어졌다면
인류는 간단히 멸종했을 것이다


지구는 건재하다
악랄한 이혼을 꿈꿀 때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51 해질무렵 이월란 2008.05.09 336
1550 모순 이월란 2008.05.09 308
1549 사랑을 아니? 봄을 아니? 이월란 2008.05.09 367
1548 제1시집 골목길 이월란 2008.05.09 311
1547 제1시집 핑계 이월란 2008.05.09 320
1546 제1시집 경계인 이월란 2008.05.09 337
1545 제1시집 그리움 하나 이월란 2008.05.09 358
1544 제1시집 꽃처럼 이월란 2008.05.09 359
1543 사랑의 방식 이월란 2008.05.09 410
1542 제1시집 낭연(狼煙) 이월란 2008.05.09 329
1541 회명(晦冥) 걷기 이월란 2008.05.09 352
1540 제1시집 해빙기(解氷期) 이월란 2008.05.09 345
1539 제1시집 중독---詩들의 병동에서 이월란 2008.05.09 329
1538 제1시집 봄이 오는 소리 이월란 2008.05.09 336
1537 별이 된 사람 이월란 2008.05.09 328
1536 제1시집 호접몽(胡蝶夢) 이월란 2008.05.09 453
1535 제1시집 수평선 이월란 2008.05.09 373
1534 제1시집 그리움은 강이 되어 흐르게 하라 이월란 2008.05.09 385
1533 제1시집 공사다발지역(工事多發地域) 이월란 2008.05.09 392
1532 제1시집 고백 이월란 2008.05.09 31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