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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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작가
제3시집
2010.09.06 02:26

GI 신부

조회 수 493 추천 수 4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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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 신부*


이월란(2010/09)


어린 신랑을 전쟁터로 보내 놓은 그녀는
낮에는 GI Bill*로 열심히 방정식을 풀고
밤에는 바이브레이션 정교한 어덜트 토이를 가지고 논다
유선TV에서 빵빵거리는 총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따끔거리기도 하지만 그리 오래 되새길 건 못 된다
독립기념일 불꽃놀이 같은 총탄의 소음은
총알받이의 고통이나 제일선의 환희처럼 순간적이다
전쟁놀이는 끝났단다, 작전명도 바뀌었단다
자유 작전에서 새 여명 작전으로
그가 탄 비행기는 놀이동산의 로켓처럼 수직으로 하강 했단다
테러범들의 눈동자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물론
사상범들은 매일 사상자들의 통계에 열렬히 동참하고 있다
일으킨 이가 선포하는 종전의 선언은 언제나 KO승
비전투부대는 여전히 남아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있겠지
전리품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교묘히 이동 중이다
비밀코드는 넘쳐도 결코 과분하지 않은 치안의 유지
미들 이스트인들은 언제나 호전적이지
일 년간 전화를 압수당한 그가 웹캠 속에서 로봇처럼 말을 한다
전쟁수당은 어디에 숨겨 둔거지, Baby?
돌아가면 우주정거장에 가기로 했잖아, Honey?
그래, 달나라에 갈 건지, 별나라에 갈 건지나 고심해야겠지, Sweety?
그녀의 질 속에서 혹은 석유의 땅에서 길들여지고 있는 평화의 변태
괄약근의 수축운동이 멈추지 않는 한
오일이 피로 물들지 않는 한, 지상은 낙원이다
진동의 내성은 어느새 유창하게도 사랑을 구사하고 있다
기다림을 똑똑 따먹고 사는 진자운동의 자기장이 물결처럼 퍼지면
장난감을 손에 쥔 오른쪽 팔뚝에, 시퍼렇게 얻어터진 것
같이 보이는 올빼미 문신이 꺄르륵, 웃고 있다



* GI bride: 미군인의 처가 된 타국의 여자
* GI Bill (of Rights): 복원병 원호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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