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8 16:13

마지막 기도

조회 수 21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마지막 기도 >

 

 

엄숙한 시간

부러 잊으려 해도, 피해도

꼭 오는 시간

그건 숙제 검사하는 날

 

아직 채 늙지도 못한

오십대 젊은 환자 마이클이

마지막을 고하는 시점을 맞았소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퀭한 눈새로 숨을 몰아 쉬며 쏟아내는 말,

Daniel, I can’t die.

I’m not ready yet to see my God.

자기는 죽지 못하겠노라고,

아직은 신을 만날 준비가 안됐다는 구먼…

 

아니, 어떻게 하면 준비가 되는 것인데?

뭐가 그리 마음에 걸려서 그러시나?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나쁜 짓을 다 해봤노라고,

해서, 아무래도 신의 용서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으니

자기는 못 죽겠다고…

 

허허, 그대가 안 죽으려면 안 죽을 수는 있는데?

지금 이 상황에서 그대가 뭘 더 할 수 있는데?

무엇을 어떻게, 얼만큼 더 하면 구원의 충분조건인데?

나도 급하게 질문을 쏟아냈소

 

I think the God you are believing in

is bigger than you are thinking of.

Yes, He should be.

Otherwise, there’s no hope for anybody…

Don’t worry too much,

but just call Him,

which is, I believe, more than enough

to be accepted into heaven.

 

내가 알기는, 그대의 신은

좁쌀 같은 분이 아니시라오

그렇찮으면 이 세상에 희망이라는 것은 없는 거니까…

그저 그분을 부르시구려

그거면 족한 줄로 아뢰오

 

그래도 자기는 기도를 못올리겠노라고

좀 위해서 기도를 드려 주면 좋겠다고

해서, 병상에 누운 그를 안은채

우린 눈물에 콧물에 범벅이 된 채로

한동안 진심어린 기도를 올렸소

도중에 스르르 내 몸을 놓기에

그의 눈을 감겨주고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69 시조 수채화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4.28 84
2168 밤 공원이/강민경 강민경 2020.05.31 84
2167 시조 독도 - 화난마음 갈앉히는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30 84
2166 들길을 걷다 보면 / 성백군 하늘호수 2024.01.02 84
2165 어둠이 그립습니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2.05 85
2164 나그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9.14 85
2163 시조 민들레 홀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1 85
2162 럭키 페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6.09 85
2161 세상 감옥 / 성백군 하늘호수 2021.05.18 85
2160 시조 놓친 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27 85
2159 바 람 / 헤속목 1 헤속목 2021.07.29 85
2158 낚시꾼의 변 1 유진왕 2021.07.31 85
2157 시조 코로나 19 – 방심放心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8.16 85
2156 산아제한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0.05 85
2155 시조 침針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09 85
2154 시조 지우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20 85
2153 개펄 풍경 성백군 2009.01.22 86
2152 열쇠 백남규 2009.01.28 86
2151 불안 강민경 2012.01.13 86
2150 나는 외출 중입니다/강민경 강민경 2019.05.23 8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