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19
전체:
459,613


2002.11.14 03:21

수술실에서

조회 수 451 추천 수 8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수술실에서



                      홍인숙(Grace)



   이제 곧 나는
   눈을 감을 것입니다.

   천장의 차가운 형광등이
   파도처럼 출렁이면
   난 곧 깊은 잠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그것은 생각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내가 잠시 다른 숲으로
   기억 못할 산책을 떠나면
   낯선 얼굴들은 순식간에
   내 몸 속에 감춰진
   비밀을 찾아낼 것입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살아온 날들
   속내를 감추고 살아온 실체들

   그들은 한치의 주저함 없이
   나를 들어내어 눈부신
   하늘아래 둘 것입니다

   꼭꼭 숨긴
   그리움 하나만은
   들키고 싶지 않아
   더 늦기 전에
   깨어나야 한다는 것조차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어차피 산다는 것은
   가슴 가득 부끄러움을
   안고 사는 것

   하얀 수술실에도
   달이 떠오릅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9
229 아름다운 눈물 홍인숙(Grace) 2016.10.01 79
228 마주보기 (결혼 축시) 1 file 홍인숙(Grace) 2012.03.20 1243
227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1 그레이스 2010.10.07 1398
226 가을, 그 낭만의 징검다리 그레이스 2010.09.30 1131
225 스무 살의 우산 2 그레이스 2010.09.23 1230
224 진눈깨비 내리는 날 그레이스 2010.09.19 1077
223 강가에서 그레이스 2010.09.19 1111
222 사람과 사람 사이 그레이스 2010.09.18 1052
221 불꽃놀이 홍인숙(Grace) 2010.02.01 1259
220 떠도는 섬 홍인숙(Grace) 2010.02.01 1049
219 풀잎 홍인숙(Grace) 2010.02.01 1052
218 해 저문 도시 그레이스 2010.02.01 987
217 밤 기차 그레이스 2010.02.01 1015
216 하늘의 방(房) 홍인숙(Grace) 2010.02.01 965
215 행복이라는 섬 홍인숙(Grace) 2010.02.01 949
214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홍인숙(Grace) 2010.02.01 784
213 이별 홍인숙(Grace) 2010.02.01 769
212 아버지 홍인숙(Grace) 2010.02.01 796
211 멀리 있는 사람 홍인숙(Grace) 2010.02.01 783
210 사랑한다면 홍인숙(Grace) 2010.02.01 778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