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19
어제:
36
전체:
1,293,687

이달의 작가
2006.08.09 09:47

조회 수 7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창/오연희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가
창 틈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집안에서
푹푹 찌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
바짝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져 있던 나는
한쪽 눈을 치켜 뜬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창
안락한 저 안쪽에 서서 바라보는 이쪽 세상
동정의 시선을 의식한다
몸을 더 길게 늘어뜨리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아주 잠시였다
급작스럽게 창문이 열어 젖혀지고
얼음처럼 찬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창이 열렸으니 우린
한 세상이다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어우러지는
한.세.상
느긋한 상상에 젖어 드는 순간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물체가 감지 되고
재빠르게 피한 자리에
낡은 운동화 한 짝 나 뒹군다

저 만치 나무 그늘 밑
한여름 낮의 꿈을 즐기려던 친구들
슬며시 몸을 세운다

창이 열린다고 한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 수필 멍청한 미국 샤핑몰 1 오연희 2004.08.09 1102
48 첫사랑처럼 오연희 2004.08.09 786
47 원색의 삶 오연희 2004.08.08 1142
46 따땃한 방 오연희 2004.08.05 752
45 어느 여름날의 풍경 오연희 2004.08.05 705
44 인생, 광야의 세월 오연희 2004.06.06 795
43 인생, 그 세월의 강 오연희 2004.06.05 802
42 낮잠 오연희 2004.05.22 748
41 쉼표 오연희 2004.05.21 652
40 러브 담은 입술 오연희 2004.05.18 734
39 내 추억의 집은 오연희 2004.05.05 733
38 어머니 오연희 2004.04.13 642
37 넌 언제나 머뭇거려 오연희 2004.04.09 654
36 사진을 정리하며 오연희 2004.04.02 715
35 너는 오연희 2004.03.15 671
34 침묵속으로 오연희 2004.02.27 666
33 도너츠 오연희 2004.02.18 802
32 당신 file 오연희 2004.02.14 1132
31 어느 첫날에 오연희 2004.02.03 1043
30 수필 양심의 소리 오연희 2004.01.14 1021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