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4
어제:
36
전체:
1,292,170

이달의 작가
2006.08.09 09:47

조회 수 7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창/오연희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가
창 틈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집안에서
푹푹 찌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
바짝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져 있던 나는
한쪽 눈을 치켜 뜬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창
안락한 저 안쪽에 서서 바라보는 이쪽 세상
동정의 시선을 의식한다
몸을 더 길게 늘어뜨리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아주 잠시였다
급작스럽게 창문이 열어 젖혀지고
얼음처럼 찬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창이 열렸으니 우린
한 세상이다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어우러지는
한.세.상
느긋한 상상에 젖어 드는 순간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물체가 감지 되고
재빠르게 피한 자리에
낡은 운동화 한 짝 나 뒹군다

저 만치 나무 그늘 밑
한여름 낮의 꿈을 즐기려던 친구들
슬며시 몸을 세운다

창이 열린다고 한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 엎치락 뒷치락 오연희 2006.12.13 692
148 사우나탕에서 1 오연희 2006.11.14 780
147 나이테 1 오연희 2006.11.14 669
146 인터뷰 1 오연희 2006.11.14 672
145 뭉클거림에 대하여 1 오연희 2006.10.11 824
144 대추를 따며 오연희 2006.10.11 906
143 우체통 앞에서 오연희 2006.10.11 819
142 온실 오연희 2006.09.06 664
141 사랑이 오염되다 1 오연희 2006.09.06 819
140 말 걸기 1 오연희 2006.08.23 614
139 휘둘리다 오연희 2006.08.23 739
138 -도종환의 ‘사람은 누구나 꽃이다’를 읽고- 오연희 2006.08.09 908
137 지문을 찍으며 1 오연희 2006.08.09 675
136 통마늘 1 오연희 2006.08.09 818
» 오연희 2006.08.09 740
134 수필 인연 1 오연희 2006.07.20 1241
133 Help Me 1 오연희 2006.07.13 748
132 1 오연희 2006.07.13 1072
131 자카란타 꽃잎 떨구며 1 오연희 2006.07.06 932
130 숨쉬는 것은 모두 빛이다 오연희 2006.07.05 771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