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빛/오연희
세상은 온통 빛이다
바스라지는 모래흙은
마지막 물기를 짜내어 빛을 만들고
원색의 꽃들은 더 짙은 빛을 끌어 올리느라
뿌리를 담금질한다
바스락 부서질까 움켜 쥘 수도 없고
너무 짙어 낯설은
저 빛
가슴 한 켠 숨죽이고 있던
그 눈부신 그리움이다
오늘을 달리는 저기 저 생머리 처녀
슬쩍 드러나는 배꼽에서는
생명의 빛 뿜어져 나오고
나뭇가지 사이로 출렁이는 햇살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기울어진 몸에서
빛이 쏟아진다
탱탱하게 살이 오른, 광기마저 서린
숨쉬는 모든 것은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