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클거림에 대하여/오연희
아침 출근 길
차 문을 열려다
발에 느껴지는 물컹한 감촉에
뒷걸음쳤다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더 두툼한 생명의 뭉클거림
비명을 질렀다
흩어진 한 무더기
접합만 하면 숨을 몰아 쉴 듯 싱싱한 내장과 살
그 오싹한 기분이
종일 몸에 붙어 다녔다
처참한 마지막을 맞았을 다람쥐
나무 담벼락과 거대한 상수리나무
땅을 딛어야만 부지할 수 있는 것들을
희롱하듯 누비던
그 빛나던 생명의 곡예가 떠 오른다
해질녘
뒷마당에 뒹굴고 있는 꼬리 위로
뭉클거림의 넋이
살랑대고 있다
미주문학 2006 겨울호.
* 조정권시인의 작품평:
이 시는 아침 출근길에 자동차 키를 돌리려는 순간 발길에 밟힌 다람쥐를 소재로 하고 있다. 시인은 시 속에 암시하고 있지만 밟고 밟히는 것들의 운명을 떠 올린다.
시인이 지금 뜻 없이 밟아버린 다람쥐, 그 생명의 물컹거림. 시인은 말하자면 가해자이다. 동물의 수난에 시인은 동정을 아끼지 않는다.
시인은 처지를 바꾸어 오싹했던 기분이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나를 괴롭혔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신도 이 거대 문명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수난을 겪지나 않을까 불안하다. 오싹함을 느낌다는 것, 가해와 피해의 물고 물리는 교차와 반복은 이 세상을 지배하는 차가운 삶의 세태가 아닌가.
이험한 실상은 심성이 고운 이민자의 마음속에 피해의식과 강박의식을 심는다.
아침 출근 길
차 문을 열려다
발에 느껴지는 물컹한 감촉에
뒷걸음쳤다
발바닥에서 전해오는
더 두툼한 생명의 뭉클거림
비명을 질렀다
흩어진 한 무더기
접합만 하면 숨을 몰아 쉴 듯 싱싱한 내장과 살
그 오싹한 기분이
종일 몸에 붙어 다녔다
처참한 마지막을 맞았을 다람쥐
나무 담벼락과 거대한 상수리나무
땅을 딛어야만 부지할 수 있는 것들을
희롱하듯 누비던
그 빛나던 생명의 곡예가 떠 오른다
해질녘
뒷마당에 뒹굴고 있는 꼬리 위로
뭉클거림의 넋이
살랑대고 있다
미주문학 2006 겨울호.
* 조정권시인의 작품평:
이 시는 아침 출근길에 자동차 키를 돌리려는 순간 발길에 밟힌 다람쥐를 소재로 하고 있다. 시인은 시 속에 암시하고 있지만 밟고 밟히는 것들의 운명을 떠 올린다.
시인이 지금 뜻 없이 밟아버린 다람쥐, 그 생명의 물컹거림. 시인은 말하자면 가해자이다. 동물의 수난에 시인은 동정을 아끼지 않는다.
시인은 처지를 바꾸어 오싹했던 기분이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나를 괴롭혔다고 고백하고 있다. 자신도 이 거대 문명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런 수난을 겪지나 않을까 불안하다. 오싹함을 느낌다는 것, 가해와 피해의 물고 물리는 교차와 반복은 이 세상을 지배하는 차가운 삶의 세태가 아닌가.
이험한 실상은 심성이 고운 이민자의 마음속에 피해의식과 강박의식을 심는다.
저도 창문을 통해 항상 뒷뜰의 다람쥐들이 나무가지를 희롱하며 노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근데 왜 보통쥐는 보기 싫은데 다람쥐는 귀엽게 보여집니까 ?
오연희 (2006-10-27 20:33:19)
글쎄요...어..진짜 어려운 질문이네...
보통쥐는 우리의 양식인 쌀을 먹고 도망다니고..
다람쥐는 도토리를 먹고 재롱을 피우고...
맞나? 에라! 맞는걸로 밀어붙이자..ㅎㅎㅎ
허 경조 (2006-10-29 21:03:44)
땡! 틀렸습니다.
정답은 보통쥐의 꼬리가 얇고 보기싫은데
다람쥐의 꼬리는 두껍고 털이 북실북실해서
귀엽게 보여서입니다. (?)
오연희 (2006-10-31 13:03:01)
잉! 그거 정답 맞아요?
꼬리가 다른것 같긴하지만...
그것때문에 '밉살'과 '귀염'이 구분이 된다니...음....
아무래도...땡! 인것 같은데..
무식한사람에게는 뭐든지 정답이에요.깔깔^^
김진학 (2006-11-03 21:49:46)
다람쥐라.... 일상에서 묻어나는 일들이 한편의 시가 되고... 다녀 가심에 감사드립니다. 시심 멈추고...
오연희 (2006-11-06 12:34:26)
김진학 시인님...
미국다람쥐는...간이 큰가봐요.
골프장이고 공원이고 담벼락이고...
아주 제세상이거던요.
가끔 눈이 마주치면 도망은 안가고 되려
떼꼼하게 쳐다보는거 있죠.^*^
그런 다람쥐의 죽음..
살아있을때의 뭉클거림과
죽음후의 그것....허망...자체지요.
정국희 (2006-11-11 01:19:20)
오늘새벽 여느때처럼 달리다 나를 앞질러
길을 건너는 다람쥐를 보고 너무 귀여워서
혼자 막 웃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시아닌 시 하나 썼는데...
선생님 시는 바로 그림으로 그려지네요
불쌍한 다람쥐 흙무덤 예쁘게 만들어주고
갑니다
오연희 (2006-11-14 15:03:21)
정국희시인님..
먼저...등단을 축하드립니다.^*^
본명으로 남기신 첫흔적
반갑습니다:)
이제 이곳에 입주하셔서
싱싱한 글 함께 나누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졍국희 (2006-11-25 23:49:51)
많이 부끄럽습니다
이쁜 꽃 너무 감사하구요
두루두루 재주가 많으신 오 시인님이
참 부럽습니다
앞으로 많이 이끌어 주십시요
오연희 (2006-12-04 13:44:14)
별말씀을...
그나저나...이곳에 입주하셔야죠?
이웃으로 지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