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1 16:01

거룩한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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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부자/강민경                        

 

 

카피올라니 공원의 아침은

무리 지어 움직이는 새와 비둘기떼가

모이를 주는

노숙자를 따라 와글와글 야단법석이다

 

저 먹을 것도 부족할 텐데

새와 비둘기떼를 거두는

가난한 노숙자의 선한 마음에는

비워도 비워지지 않는 부자가 산다

 

줄 것도 없으면서

가난까지 다 내어 준 오지랖이라고 비난하겠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함에는

보통 사람이 따라 할 수 없는

거룩한 소통이 있어  

내 안일만을 따라가는 세상을

돌아보게 한다  

 

카피올라니 공원에 아침

새와 비둘기떼

노숙자의 손등 어깨 거리낌 없이 친숙해

노는 모습이 아름답다.

잠시 세상을 잊고 천국을 다녀온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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