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 死望-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제임스 안
그의 무덤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죽었다
잔 비 검붉은 가지사이로 휘휘거리고
암흑의 장막으로 바람은 소리죽여 나무가지 사이를 돌아 다녔다
검은 장막은 또 다른 죽음을 찾아
회색빛 안개로 창문마다 암울한 자락을 펼칠 때
전율하며 낡아 헤진 카페트 위 한 구석에
작은 빛은 움추리고 있었다
어둠고 칙칙한 비 바람이 부는 날
모든 문은 잠궈야 한다
그리고 숨은 머리로 내 쉬어야 한다
그런 날
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피 눈물을 가슴에 꼭 안고
시각(時刻)도 숨겼다
도구(屠具)에 대하여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검시관을 괴롭히기는 정말 싫었지만
그래서
굳어버린 혓바닥에
하얀 파피루스 종이 조각만 물려 놓았다
그 종이에는 새빨간 피로
축 사망
이라고 만 적어 놓았다
이제는 피 마져 죽어 검은 지옥의 냄새를 폴 폴 풍겼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를 포함하여) 스쳐 지나갔으나
단 한사람. 그가 나를 깨워 손잡았다
나는 아무런 느낌없이 사망의 냄새로 그 지붕을 뚫고
자유로워 지면서 알았다
나는 눈알없는 영혼(永魂)으로
음험(淫險)한 미소처럼 녹슨 혀를 빼물고
어두운 방 구석에 쭈그려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보았다
祝 死望은 붉게 타며 또 죽어가고 있었다
나는 무망(無望)같은 비열한 어둠속으로 떠 가고 있었고
그리하여
나는 내 永魂을 죽였다
그 때였다
나는 기여코 보고 말았다
절망이 삐뚤어진 입으로 음산하게 만들어 내는 미소를
그것은 이미 굳은 혀 끝 아래 쪽에서 움직여 살아있었다.
제임스 안
-윗 글에 대하여-
본인은 추리소설을 쓰는 작가 이기도 합니다. 3일전 온타리오 호수 부근
한 가옥의 이층과 다락방 사이 마루 바닥속에서 1910년쯤에 살해되어 유기된 영아가 마미(mummified)가 된 채 발견되었습니다. 영아를 싼 신문은 1908년과 4월과
1910년 6월10일자 였습니다. 한일합방이 1910년 9월에 되었지요.
본인은 1946년으로 시대를 당겨 구성을(Plot)만들었습니다. 한인과 관련된...
그 여자는 백인에 의하여 강간을 당하였고 출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녀는
한국의 1930년대 여성입니다.
도덕과 유교적 행동규범이 법처럼 매서운 눈초리로 여성을 지켜보던 시대였습니다.
신세계 더 넓은 자유세계 유교와 공자를 뛰어 넘는 세계를 찾아서 미국으로
이민했으나 다시 캐나다 토론토로 재 이민하여 새 희망을 만들던 중 17세 백인 소년에게 하인처럼 대접받으며 성폭행을 당하였습니다.
그녀는 아직도 윤리를 생명과 같이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출생하자 물론 혼혈아였지요. 자식을 질식살해를 하고 신문으로 싸서 나무 마루밑에 숨겨두었습니다.
그 녀는 결국 모든 희망을 접고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3일전 한인이 그 집을 사서 수리하려다 검은 비닐 봉지를 발견하고 돈을 숨겨 둔 것으로 생각하여 조심스럽게 풀었지만 마미였습니다.
경찰과 신문 티비가 온통 난리를 쳤지만, 집을 산 한인은 살기가 두려워 얼마전에 허가를 받은 친구인 한인 사설탐정 제임스를 불렀습니다. 둘이서 다시 현장을 확인하다가 나무바닥 한켠에 비닐봉지를 풀어 헤칠 때 찢어져 끼여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문 조각을 발견하였는데 그 조각에는 연필로 '박인애 가회동 44번지' 가 적혀 있었습니다. 한인 집주인은 겸사로 서울로 가서 근원 추적을하고, 제임스는 토론토에서 약 60년전의 사실을 추적합니다.
결국 제임스의 종적추적에 의하여 성추행범은 77세가 된 노인으로 생존하고 있음을 밝혀내고 그는 폐암으로 죽기 직전에 나타나지만 이미 소멸시효가 훨씬 지난 후 였습니다.
곧 그의 회한 가득한 진실에 의하여 그 집 지하실에서 그 녀의 매장되었던 뼈들이 발견됩니다.
경찰과 미디어가 소멸시효로 단정하여 스팟뉴스로만 다루었던 이면에 살인의 간접정범이 찾아지고 그 여자 박인애의 영혼을 위로하는 한국동포들의 위령제에 참여했다가 죽고 맙니다.
그 추리소설 내용중에 있는 글들을 조합하여 제가 따로 제목을 붙혔습니다.
너무 음침한 글을 올리는 이유가 궁금해 할 것같아 이렇게 해명하였습니다.
시는 사랑시나 순수시(?)만 있는게 아닐 것입니다. 이것도 시인으로서 쓴 글이며 독자가 평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제임스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