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배나무 꽃그늘 속에서 / 성백군
한바탕
꽃샘추위 지나가더니
랜치마켓 주차장 화단이
돌배나무 꽃그늘로 환하다
며칠 전만 해도
어린 꽃봉들이 쌀눈 같더니
그새 부풀어 펑펑
이 나무 저 나무에서 튀밥을 튀긴다
먹고 싶다. 저
흰 배꽃들
겨우내 불경기라
굶주렸던 허기를 꽃으로 채우면
내 몸에서도 날개가 돋아나 꽃처럼
흰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을까?
다람쥐 한 마리
꼬리로 나뭇가지를 감고
거꾸로 매달려 흰 배를 들어내고
꽃그늘 속에서 햇볕을 쬐고 있다
삼 동 지나느라 움츠렸던 몸 한 껏 펴고
봄 햇살 속을 날아다니겠다며
흔들흔들 꽃 그네를 타고 있다
*랜치마켓(Ranch Market) :California Foster City에 있는 중국인 마켓
510 - 0322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