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3 14:19

조회 수 16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이 월란



서로의 체온이 되려
차라리 동뜬 음지로 숨어버린 섬광의 맥박
온혈동물의 그늘에 드리운 조명탄처럼
하늘 모서리에 지은 불온한 궁전은
종신형을 받은 빛의 감옥
서로의 바코드를 기억해
판독되지 않을 생명의 고압선을 타고
가끔씩 투항하여 몸을 사르고
천상의 뱃길 위에 목로(木路)를 꽂아
서로의 병상을 지켜보는 신호의 바다 위에서
밤 밝혀 몸을 축내고
더 멀어질 수 조차 없는 영원의 간극으로
나의 등 뒤에서 소각처리된 지상의 꿈은
눈 앞에서 아직도 투병 중이었나
살갗을 빨갛게 달구어 놓던 촛농처럼
눈에 넣어도 이젠 아프지 않아
땅거미를 태우는 푸른 시신경으로
빛이랑 사이로 연소되지 못하는 꿈을
또 날이 밝도록 파종하고
익숙한 고통으로 회임하는 서름한 아침
알 슨 별들이 나를 깨고 쏟아져 나온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이월란 2008.03.03 164
1816 날아다니는 길 이월란 2008.03.04 213
1815 바닷가 검은 바윗돌 강민경 2008.03.04 236
1814 병상언어 이월란 2008.03.05 123
1813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3.06 206
1812 獨志家 유성룡 2008.03.08 145
1811 봄밤 이월란 2008.03.08 134
1810 울 안, 호박순이 성백군 2008.03.09 246
1809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3.10 161
1808 꽃씨 이월란 2008.03.11 163
1807 노래 하는 달팽이 강민경 2008.03.11 307
1806 여든 여섯 해 이월란 2008.03.12 245
1805 가시내 이월란 2008.03.13 228
1804 바다를 보고 온 사람 이월란 2008.03.14 166
1803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297
1802 별리동네 이월란 2008.03.16 115
1801 봄의 가십(gossip) 이월란 2008.03.17 163
1800 페인트 칠하는 남자 이월란 2008.03.18 349
1799 망부석 이월란 2008.03.19 154
1798 목소리 이월란 2008.03.20 180
Board Pagination Prev 1 ...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