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23 15:20

누전(漏電)

조회 수 151 추천 수 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누전(漏電)



                                               이 월란





절연(絶緣)이 불완전하다
전선은 손상되고 있다
자유전자나 이온들에게도 정해진 길이 있었다
정해진 세간살이에만 도달해야하는 가다듬어진 길
전기는 전깃줄 안에서만 흘러야 한다
단 하나의 길을 벗어난다면
누전이다
양전기와 음전기가 길을 잃을 것이다
바리케이트를 넘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감전시켜버릴 것이다
전기에 쉽게 감응하는 젖은 그들에게
화상을 입히거나 목숨을 앗을지도 모른다
차단기가 여기 저기 보인다
오래된 건물은 늘 누전으로 인한
화재발생의 위험이 크다
강 건너 불꽃은 아름답다
오래된 나의 몸 속엔
여기 저기 방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도체(導體)들은 여기 저기 산재되어 나를 부른다
타고 싶어하는 마른 논둑의 임자 없는 들풀들
부도체는 미비하다, 해어지고 있다
바람이 분다
감모되어가는 선(線) 위에서
신발의 밑창은 달창나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834 저 붉은 빛 강민경 2009.05.03 563
1833 저 따사로운... 김우영 2011.09.12 577
1832 저 건너 산에 가을 물드네!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12.04 195
1831 재외동포문학의 대약진 이승하 2005.04.09 370
1830 재난의 시작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31 112
1829 장미에 대한 연정 강민경 2013.12.26 560
1828 장맛비의 성질/강민경 강민경 2019.10.09 125
1827 장대비와 싹 강민경 2006.03.14 107
1826 장대비 이월란 2008.03.15 296
1825 시조 장날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3.02 115
1824 장 마 천일칠 2005.01.11 297
1823 시조 잡초雜草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0.15 130
1822 잡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07.21 212
1821 잡(雜)의 자유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09 142
1820 시조 잠시 쉬는 동안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5 113
1819 잠명송(箴銘頌) 유성룡 2007.07.14 317
1818 잠 자는 여름 file 윤혜석 2013.08.23 193
1817 잠 못 이룬 밤에 뒤적인 책들 이승하 2008.02.10 530
1816 잘 박힌 못 성백군 2014.04.03 340
1815 잔설 성백군 2006.03.05 170
Board Pagination Prev 1 ...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