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7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초롱꽃과 도둑 벌과 나 / 성백군
                                                                                                


산길 양 가에
초롱꽃 주렁주렁

“아직 안 피었나, 어디 보자” 하였더니
“대낮에 초롱이 불 켜는 것 봤니?”
“해 넘어갈 때까지 기다리라” 하며
꽃잎 꼭 다물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설레발을 치는데

성질 급한 꿀벌
더는 못 기다리겠다며
꽃봉오리 궁둥이를 물어뜯어 구멍을 내고는
주둥이를 들이밀고
쭉쭉
충매(蟲媒)*는 안 하고 꿀만 빼먹는다

“저놈 좀 봐, 도둑이 따로 없네!” 하다가
방관하며 못 말리는 나도 한 패거리가 아닌가 싶어
머쓱 하는데
중천에 해, 알고도 모르는 채 씨익 웃는다

어느새 볕에 그을리는
내 얼굴
빨갛게, 부끄럽다 못해 까맣게 탔네

   *충매(蟲媒) : 곤충이 다른 꽃의 꽃가루를 받아서 생식 작용을 도우는 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54 결실의 가을이 강민경 2016.11.01 135
1653 연緣 / 천숙녀 2 file 독도시인 2021.05.23 135
1652 그녀를 따라 강민경 2015.06.14 135
1651 운명運命 앞에서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5.28 135
1650 커피 향/강민경 강민경 2019.02.28 135
1649 인생길 / 성백군 하늘호수 2019.12.17 135
1648 바 람 / 헤속목 헤속목 2021.06.01 135
1647 시조 동반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2 135
1646 시조 숙녀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6 135
1645 시조 코로나 19 –가을아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9.25 135
1644 시조 코로나 19 –장막 속에서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8.24 135
1643 겨울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1.17 135
1642 삽화가 있는 곳 2 김사빈 2023.05.14 135
1641 ‘더’와 ‘덜’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01 135
1640 나는 세상의 중심 성백군 2013.07.21 136
1639 나는 시를 잘 알지 못합니다 file 유진왕 2022.07.05 136
1638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36
1637 행복은 언제나 나를 보고 웃는다 file 오연희 2017.06.30 136
1636 산동네는 별 나라/ 성백군 하늘호수 2019.04.03 136
1635 그대인가요! – 김원각 泌縡 2020.04.08 136
Board Pagination Prev 1 ...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