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의 초상(肖像) / 성백군
얼굴이 화끈거린다
레이저로
까만 점을 지우고 검버섯을 긁은 자국에
열꽃이 피었다
어언 70년을 살아온
삶의 흔적인
겉으로 당하고 속으로 삭인 얼룩을
돈 몇 푼 주고 지우려 했다고
피부가 성질을 내고 있다
아리고, 쑤시고,
상처 자국이야 얼마든지 참을 수 있지만
나 챙겨주려는 아내의 성화가 고마워서
평생 화장품 하나 사주지 못한 내 무심함이 미안해서
생전 처음 가보는 미용실에서
남의 여자의 손에 단단히 꼬집혔다
마치, 벌이라도 받는 것처럼
그동안
미워하고 욕하고 비난하고 억지 쓰며 싸운
허물과 죄들이
지워지느라 다닥다닥 딱지가 붙었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후회하고 미안해하고 좋아하며 깨끗해지기를 기대하는
환하게 웃는 두 얼굴
거울 속에 있다.
621 - 08142014
시
2014.09.11 18:56
얼룩의 초상(肖像)
조회 수 204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251 | 시조 |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2.13 | 119 |
1250 | 시조 | 빛, 문을 향하여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21 | 125 |
1249 | 시 | 빛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7.06 | 176 |
1248 | 수필 | 빗속을 울리던 북소리-지희선 | 오연희 | 2016.06.01 | 317 |
1247 | 시 | 빗방울에도 생각이 있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02 | 122 |
1246 | 시 | 빗방울 물꽃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4.25 | 97 |
1245 | 시 | 빗물 삼킨 파도 되어-박복수 | 미주문협 | 2017.11.08 | 212 |
1244 | 시조 | 빈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3.07 | 224 |
1243 | 시조 | 빈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06 | 188 |
1242 | 빈컵 | 강민경 | 2007.01.19 | 353 | |
1241 | 시 | 빈집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4.16 | 123 |
1240 | 빈소리와 헛소리 | son,yongsang | 2012.04.20 | 198 | |
1239 | 빈방의 체온 | 강민경 | 2005.08.18 | 281 | |
1238 | 시 | 빈말이지만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1.05 | 288 |
1237 | 시 | 비포장도로 위에서 | 강민경 | 2015.08.10 | 431 |
1236 | 시조 | 비탈진 삶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2.19 | 135 |
1235 | 시조 | 비켜 앉았다 / 천숙녀 1 | 독도시인 | 2021.02.09 | 143 |
1234 | 시 | 비치와 산(Diamond Head)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6.11 | 263 |
1233 | 시조 | 비이거나 구름이거나 바람일지라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13 | 155 |
1232 | 시 | 비우면 죽는다고 | 강민경 | 2019.07.13 | 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