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 성백군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는 나무
언뜻 보면 굽실거리는 것 같지만
바람 지나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다시 일어선다
비굴이라
함부로 말하지 말라
네 아비도 어미도 그렇게 하며
너를 키웠고, 저 아름드리 정자나무도
수천만 번을 고개 숙여
숲을 이루었느니
꺾이는 것보다는
굽히는 것이 났고
죽는 것 보다는 사는 것이 이기는 것이니
굽히고 일어서고 굽히고
바람이 지쳐 주저앉을 때까지
굽히고서는 것을 반복하는 나무
제 몸에 붙은
수천만의 잎사귀들을 위하여
제 한 목숨 휘는 것이니
626 - 08292014
시
2014.10.01 21:08
비굴이라 말하지 말라
조회 수 183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7 | 새 | 강민경 | 2006.02.19 | 213 | |
936 | 새 날을 준비 하며 | 김사빈 | 2005.12.18 | 251 | |
935 | 시 | 새 냉장고를 들이다가/강민경 | 강민경 | 2019.03.20 | 245 |
934 | 시 | 새 집 1 | 유진왕 | 2021.08.03 | 107 |
933 | 새 출발 | 유성룡 | 2006.04.08 | 331 | |
932 | 시 | 새들도 방황을 | 강민경 | 2016.08.24 | 266 |
931 | 시 | 새들은 의리가 있다 | 강민경 | 2014.07.21 | 285 |
930 | 새롭지만은 않은 일곱 '신인'의 목소리 | 이승하 | 2005.12.19 | 740 | |
929 | 새벽, 가로등 불빛 | 성백군 | 2005.07.28 | 278 | |
928 | 새벽길 | 이월란 | 2008.04.22 | 156 | |
927 | 새벽에 맞이한 하얀 눈 | 강민경 | 2006.02.27 | 304 | |
926 | 시 | 새분(糞) | 작은나무 | 2019.03.12 | 195 |
925 | 수필 | 새삼 옛날 군생활얘기, 작은글의 향수 | 강창오 | 2016.07.05 | 335 |
924 | 시 | 새싹의 인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4.01.09 | 85 |
923 | 시 | 새와 나 | 강민경 | 2020.05.02 | 191 |
922 | 새해 새 아침의 작은 선물 | 이승하 | 2006.12.31 | 895 | |
921 | 시 | 새해 인사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20.01.01 | 163 |
920 | 새해에는 | 김우영 | 2011.01.10 | 532 | |
919 | 새해에는 / 임영준 | 박미성 | 2006.01.03 | 293 | |
918 | 시 | 생각은 힘이 있다 | 강민경 | 2016.09.25 | 1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