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熟眠)/강 민 경
저녁 식사 후의
와이키키 바닷가 큰길은
세계의 언어들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밀려다닌다
어둠에 잘 길든 등 굽은 가로등
소리 없는 종소리처럼 따라다니며
지칠 줄 모르고
거리의 악사들, 노랫소리
여러 종의 볼거리들로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소음에도
끄떡없이, 틈만 나면 번식을 꿈꾸는
정자나무
이리저리 휩쓸리는
관광객들의 눈길 잡아끄는 덩치 자랑은
제 품에서 곤히 잠든 새들은 안중에 없었는데
일일 노동에 지쳤는가! 만족한 것인가!
세상만사 다 잊고 잠든
꽃 숭어리 같은 부동의 새들이 더
부러운 나는
세상에 감춰진 내 안의 고요를 꺼낸다
오늘 밤은
저 새들처럼 깊이 잠들 수 있겠다.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37 | 싹 | 성백군 | 2006.03.14 | 218 | |
936 | 꽃샘바람 | 성백군 | 2006.07.19 | 218 | |
935 | 그대와 나 | 손영주 | 2007.04.24 | 218 | |
934 | 아름다운 엽서 | 성백군 | 2012.11.12 | 218 | |
933 | 바람난 가뭄 | 성백군 | 2013.10.11 | 218 | |
932 | 시 | 알러지 | 박성춘 | 2015.05.14 | 218 |
931 | 시조 | 달빛 휘감아 피어나는 들풀향기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6.07 | 218 |
930 | 시조 | 봄볕/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9 | 218 |
929 | 봄의 부활 | 손홍집 | 2006.04.07 | 219 | |
928 | 희망 전상서 2 | 김화영 | 2007.09.24 | 219 | |
927 | 바람 사냥 | 성백군 | 2011.11.07 | 219 | |
926 | 시 | 억세게 빡신 새 | 성백군 | 2013.11.21 | 219 |
925 | 시 | 환생 | 강민경 | 2015.11.21 | 219 |
924 | 시 | 귀중한 것들 / 김원각 2 | 泌縡 | 2021.03.07 | 219 |
923 | 시 | 마음자리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2.02.15 | 219 |
922 | 시 | 그래야, 허깨비가 아니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09.21 | 219 |
921 | 시 | 천기누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08.29 | 219 |
920 | 신 내리는 날 | 성백군 | 2005.12.07 | 220 | |
919 | 혼자 남은날의 오후 | 강민경 | 2008.10.12 | 220 | |
918 | 그대 가슴에 | 강민경 | 2009.01.06 | 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