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듬지 나뭇잎처럼 / 성백군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정자나무 우듬지는
햇빛 들면
반짝반짝 빛나고
바람 불면 팔랑팔랑 춤을 춥니다
잎들은
하늘만 바라보아서
생이 가벼워지고
삶에 신명이 지피나 봅니다
우리도 저 나뭇잎처럼
위를 바라보면 살기가 쉬워질 텐데
발이 땅을 딛고 있으니
자꾸 아래를 보게 됩니다
더 늙기 전에
죽어 흙이 되기 전에
잎들이 몸을 뒤집는 것처럼 우리도 마음을 뒤집어 보자
팔랑팔랑 춤을 추며
반짝반짝 빛을 따라 승천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