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젖은 목숨 / 천숙녀
소나기 스친 하늘에 젖은 목숨 걸려있다
여원어깨 내 걸고 온 몸 말리는 오후
수척한 영혼도 아파 울대 목 세우고
코로나 짓밟고 간 길섶 들풀 질경이도
꿰맨 상처 덧나지 않게 손 등을 문지르며
옷섶을 여미고 섰다 뒤쳐진 날 옭아 맨 다
길바닥에 뒹구는 빛바랜 푸른 꿈
눅눅한 바람결에 퍼덕이는 몰골들이
멍든 터 설움을 삼켜 벼랑길 오르고 있다
어둠을 깨물다가 지쳐있는 노숙자께
한 가닥 햇살들이 빛살처럼 쏟아지길
엎디어 포복匍匐이지만 불씨 한 톨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