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고문 / 성백군
동네 공원을 산책하다가
돈을 주웠다
그 일후로
자꾸 길바닥을 살피게 되더라
헛일 삼아
작품 몇 보냈는데 대상이란다
그다음은, 행여나 싶어 또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다가
된통 당했다
부엌 출입문 안쪽에 “불조심”이라고
대문짝만하게 경고 표시를 붙여 놓고는
외출할 때 스토브를 끄지 않고 나갔다가
냄새가 나고, 연기가 차오르고, 비상벨이 울리고,
아파트 매니저가 달려오고
어디까지가
희망이 욕심이 아닌지
고문에게 물어보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