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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 새로운 손님 / 천숙녀


어느 날 갑자기 내 이름 부르면서
문 쾅쾅 두드리며 호통 치는 큰 목소리
찾아온 모르는 손님 외면 할 수 없었다

그토록 씩씩하던 나의 몸이 상했다고
생살 찢어 도려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두 눈 꼭 감으라했다 수술대위 눕혀놓곤

오므리기 바쁘게 움켜쥐던 두 손을
손금 선명하게 펼쳐 놓은 그 순간
뒷걸음 물러나면서 공손하게 엎드렸다

사회운동 깃발 들고 30여년 걸어온 길
사그라드는 등잔불에 기름을 붓는 일도
불끈 쥔 두 팔 근육이 힘차게도 버텼지만

성하지 않은 몸이 우선순위 되고 보니
눅눅한 지하벙커 독도사관 녹이 슬고
철커덕 닫혀 버린 문 언제쯤 활짝 열까

짐이 버겁다고 내려놓을 순 없는 거지
햇살 쪼며 걸어가는 길 뭉개지는 몸이어도
온 몸이 골다공증으로 턱 뼈만 남아 삭아져도

떨어뜨릴까 조심조심 꼭 쥔 채 달려왔던
바톤 받아 이어줄 뜻 깊은 귀인 어디쯤
누굴까 새로운 손님 버선발로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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