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22.02.05 11:19

곡비哭婢 / 천숙녀

조회 수 20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cb0f3bd92cb9b96412c96d2bb4951bff304efd3f.jpg

 

곡비哭婢 / 천숙녀

​굳은 살 박힌 손가락 제 몸을 뚝 떼어

땅을 향해 입 맞추는 나뭇잎 마주한 날

낙화落花의 시퍼런 떨림에 숲들은 진지했다

둥글게 몸을 말아 닿았던 강섶이며

바다를 향하던 물꼬 틀던 그날 일도

점점 더 닳아지는 살 파묻었던 고백까지

세상 짐 내려놓아야 가벼운 걸음인데

풀리지 않은 매듭을 아직도 들고 앉아

뜨거운 간을 내놓고 쪼아 먹혀 멍멍했다

한 세상 떠메고 날으던 날개 죽지

울음조차 나오지 않아 허기진 나를 위해

천지가 진동하도록 곡비哭婢로 울고 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109 돼지독감 오영근 2009.05.04 589
2108 아들의 첫 출근/김재훈 김학 2005.02.03 587
2107 강과 바다 속을 유영하는 詩魚들 박영호 2007.03.18 581
2106 기타 많은 사람들이 말과 글을 먹는다/ Countless people just injest words and writings 강창오 2016.05.28 579
2105 영혼을 담은 글 이승하 2004.08.31 577
2104 동학사 기행/이광우 김학 2005.02.01 577
2103 저 따사로운... 김우영 2011.09.12 577
2102 흙으로 사람을 - out of earth 박성춘 2011.03.23 576
2101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나은 2008.08.26 575
2100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575
2099 시조 바람의 머리카락-홍성란 미주문협관리자 2016.11.02 575
2098 시적 사유와 초월 손홍집 2006.04.08 574
2097 글 욕심에 대하여. 황숙진 2008.09.13 574
2096 암 (癌) 박성춘 2009.06.23 572
2095 김우영 작가의 명품시리즈 '언니의 명품' 김우영 2012.02.11 571
2094 나는 아직도 난산 중입니다 강민경 2011.02.15 570
2093 지금 가장 추운 그곳에서 떨고 있는 그대여 이승하 2008.02.08 567
2092 기타 세계에서 한국어가 제일 좋아요 김우영 2014.05.19 567
2091 저 붉은 빛 강민경 2009.05.03 563
2090 언어의 그림 그리기와 시의 생동성에 대하여 (1) 박영호 2008.11.12 562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