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 성백군
겨울비가
며칠간 오락가락하더니
몇 안 남은 단풍잎마저
새까맣게 변했습니다
때 되면 내려놓든지, 뜨나야 하는데
욕심 때문일까, 미련 때문일까?
나뭇가지 끝에 매달린 망설임이 겨울비를 만나
마지막 긍휼마저 사라졌습니다
비참한 최후지요
선출직을 영구직으로 바꾸려는 집권자들이나
인기에 연연하여 스스로 신(神)인체하는 종교 지도자들
겨울비는 차갑기가 칼날이래요
매정합니다.
죽음도 용서가 안 된답니다
다음이 올 때까지 공중에 매달린 체
만인 앞에 송장으로
세상의 표증(表證)이 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