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88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111 | 시 | C. S. ㄱ. ㄹ. 의 조화(調和) / 필재 김원각 | 泌縡 | 2019.08.19 | 195 |
1110 | 시 | 용서를 구해보세요 김원각 2 | 泌縡 | 2021.02.28 | 195 |
1109 | 시 |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3.11.07 | 195 |
1108 | 우리집 | 강민경 | 2005.12.17 | 196 | |
1107 | 바다 | 성백군 | 2006.03.07 | 196 | |
1106 | 낙조의 향 | 유성룡 | 2006.04.22 | 196 | |
1105 | 팥죽 | 이월란 | 2008.02.28 | 196 | |
1104 | 배달 사고 | 성백군 | 2013.07.21 | 196 | |
1103 | 시 | 두 마리 나비 | 강민경 | 2017.03.07 | 196 |
1102 | 시 | 갑질 하는 것 같아 | 강민경 | 2015.08.22 | 196 |
1101 | 시 | 아름다운 잎사귀로 남고 싶습니다 / 김원각 | 泌縡 | 2020.07.06 | 196 |
1100 | 시 | 파도에게 당했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12.10 | 196 |
1099 | 시조 | 메타버스 독도랜드 (Metabus DokdoLand)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1.12 | 196 |
1098 | 약동(躍動) | 유성룡 | 2006.03.08 | 197 | |
1097 | 길 | 유성룡 | 2006.04.21 | 197 | |
1096 | 아내의 값 | 성백군 | 2013.02.27 | 197 | |
1095 | 시 | 산길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3.19 | 197 |
1094 | 시 | 12월의 이상한 방문 | 하늘호수 | 2015.12.19 | 197 |
1093 | 시 | 묵언(默言)(2) | 작은나무 | 2019.03.06 | 197 |
1092 | 시 | 그만 하세요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9.04.30 | 1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