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36
어제:
58
전체:
1,293,791

이달의 작가
2006.08.23 11:12

휘둘리다

조회 수 74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휘둘리다/오연희

모난 너
그 써늘한 첫만남의 기억은
까맣게 잊었다
마구 쏟아내는 내 마음의 소리
무한정 수용하는 너
진실된 것 헛된 것 가증스러운 것까지
모두 담아도
침묵할 줄 아는 네가 있어
안심이다
너를 부릴 줄 아는 것이
자랑스러운 세월
낡아져 가는 내 저장기능을 탓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잠시만 홀로 두어도 창문을 닫아걸고
죽은 듯이 잠잠한 너
그 섬뜩한 토라짐에
문고리 살짝 흔들어 생존을 확인한다
한숨 길게 돌리고 나면
‘증명하라’ 엄한 소리
서둘러 나를 입력시킨다
‘접속권한이 없습니다. 다시 시도해 주세요’
한치의 오차도 허용 않는 너
또박또박 나를 입력한 후
숨죽여 기다린다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마다
얼만큼의 거리를 두는
결국은 모난 너에게
마냥 휘둘리는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9 수필 일회용품, 이렇게 써도 되나 2 오연희 2015.09.16 498
288 수필 [이 아침에] 산책길에서 만난 꽃과 사람 6/20/14 1 오연희 2014.06.20 499
287 새털 구름 오연희 2014.09.03 507
286 수필 [이 아침에] 다문화 사회로 가는 한국 (12/7/2013) 오연희 2013.12.08 516
285 수필 [이 아침에] 친구 부부의 부엌이 그립다 오연희 2013.10.21 517
284 수필 [이 아침에] 아프니까 갱년기라고? 7/15/14 1 오연희 2014.07.17 522
283 수필 [이 아침에] 값이 싼 티켓은 이유가 있다. 5/20/14 1 오연희 2014.05.22 524
282 수필 [이 아침에] 나이 들어 더 아름다운 사람 (2/5/14) 오연희 2014.02.13 534
281 수필 [이 아침에] 멕시코 국경 너머 '오늘도 무사히' 8/28/14 오연희 2014.08.30 542
280 수필 [이 아침에] 네 자매가 함께 떠나는 여행 (1/22/2014) 오연희 2014.01.23 550
279 수필 [이 아침에] 주인공 아니어도 기쁜 이유 오연희 2013.02.15 554
278 수필 [이 아침에] "엄마, 두부고명 어떻게 만들어요?" 10/22/14 오연희 2014.10.24 554
277 수필 [이 아침에] 부족함이 주는 풍요로움 오연희 2013.08.28 559
276 수필 [이 아침에] 내가 만났던 국제결혼 여성들 오연희 2013.04.30 563
275 반쪽의 슬픔 오연희 2005.03.16 568
274 수필 [이 아침에] 제 잘못 모르면 생사람 잡는다 오연희 2013.07.31 587
273 수필 신선하고 재미있는 문화 오연희 2012.09.04 589
272 이랬으면 좋겠다 오연희 2003.07.24 591
271 수필 [이 아침에] 북한 여성 '설경'에 대한 추억 오연희 2013.10.21 591
270 시나리오 오연희 2005.04.20 59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