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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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5 12:10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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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뒷모습



                      홍인숙(Grace)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이승하 교수님의 시 평설>

시어로 ‘시간’을 쓰지는 않았지만 인생무상과 회자정리의 뜻을 곱씹게 하는 시가 있습니다.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 ‘삶의 뒷모습’ 전문

저는 홍인숙 시인의 이 작품보다 더 감동적인 시를 이번 호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발견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오히려 보편적인 심상과 평이한 언어가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온종일 침상에 계시는 아버지, 헝클어진 백발의 아버지, 구부정한 등을 한 아버지가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을 묘사한 이 시는 이제 팔순이 다 되어가는 제 아버지를 떠올리게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는 두 행은 압권입니다.
시간은 우리를 부단히 늙게 하고 병을 줄 것이니, 시간을 금쪽같이 아껴 써야 하겠지요.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Time is money'라고 했던 것이고
동양사람들은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이라고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주문학 통권 제 27호 /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인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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