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3
어제:
5
전체:
457,746


2003.11.05 12:10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조회 수 548 추천 수 5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삶의 뒷모습



                      홍인숙(Grace)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이승하 교수님의 시 평설>

시어로 ‘시간’을 쓰지는 않았지만 인생무상과 회자정리의 뜻을 곱씹게 하는 시가 있습니다.

 

쓸쓸한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홀로 앉아 밥을 먹는 사람의 뒷모습이다
세상사 잠시 잊고 굽은 어깨를 숙여
후루룩 후루룩 국밥을 먹는 뒷모습이다

온종일 침상에서 헝클어진 백발로
국밥 한 그릇 입맛 있게 드시는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

슬픈 것은 사람의 뒷모습이다
늙고 병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에 얼굴을 묻고
한 끼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이다. 
                                                         

                                                        - ‘삶의 뒷모습’ 전문

저는 홍인숙 시인의 이 작품보다 더 감동적인 시를 이번 호에서 보지 못했습니다.
특별히 새로운 발견으로 간주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오히려 보편적인 심상과 평이한 언어가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온종일 침상에 계시는 아버지, 헝클어진 백발의 아버지, 구부정한 등을 한 아버지가 식사에 열중하는
뒷모습을 묘사한 이 시는 이제 팔순이 다 되어가는 제 아버지를 떠올리게해 가슴을 찡하게 합니다.

“아버지의 구부정한 등/ 울컥, 쓰다듬고픈 연민이 차오른다”는 두 행은 압권입니다.
시간은 우리를 부단히 늙게 하고 병을 줄 것이니, 시간을 금쪽같이 아껴 써야 하겠지요.

그래서 서양사람들은 'Time is money'라고 했던 것이고
동양사람들은 '일촌광음 불가경(一寸光陰 不可輕)'이라고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주문학 통권 제 27호 / [시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시인들] 중에서 ..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01
89 봄 . 2 홍인숙 2004.02.17 485
88 봄 . 1 홍인숙 2004.02.17 571
87 어머니의 염원 홍인숙 2004.01.30 497
86 비를 맞으며 홍인숙 2004.01.30 618
85 시와 에세이 새해에 홍인숙 2004.01.21 974
84 이상한 날 홍인숙 2004.01.05 576
83 거짓말 홍인숙 2004.01.05 487
82 새해 첫날 홍인숙 2004.01.05 550
81 시와 에세이 만남과 마주침 홍인숙 2003.12.26 961
80 수필 삶 돌아보기 홍인숙 2003.12.02 869
79 아버지의 단장(短杖) 홍인숙 2003.12.01 579
78 겨울 커튼 홍인숙 2003.12.01 503
77 문을 열며 홍인숙 2003.11.06 506
76 그대 누구신가요 홍인숙 2003.11.05 493
» 삶의 뒷모습 <시와 시평> 홍인숙 2003.11.05 548
74 비밀 홍인숙 2003.11.05 482
73 날개 홍인숙 2003.09.08 580
72 가을이 오려나보다 홍인숙 2003.09.08 528
71 시와 에세이 수국(水菊) / 어머니의 미소 홍인숙 2003.08.07 1157
70 당신의 꽃이 되게 하소서 홍인숙 2003.08.07 940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