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숙의 문학서재




오늘:
12
어제:
18
전체:
459,635


조회 수 1004 추천 수 168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헤세와 시.jpg




9 월 / 헤르만 헤세


정원이 슬퍼하고 있다.
차갑게 꽃 속으로 빗방울이 스며든다.
여름은 그의 終末을 향하여
조용히 몸을 떨고 있다.

높은 아카시아로부터 나뭇잎이
금빛 물방울처럼 한 잎 한 잎 떨어진다.
여름은 놀라움과 고달픔에 겨워
죽어가는 정원의 꿈속에서 미소를 짓는다.

여름은 아직도 오래도록 장미꽃 곁에
그대로 머물러서, 휴식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리고 피곤해진 커다란 두 눈을
살며시 감는다.


* * *

헤세의 문학을 좋아한다.
특히 바람소리가 行마다 스쳐 지나는
그의 방랑시가 좋다.

헤세의 [9월]은 가을이란 단어가 한번도 없음에도
어둠 없이 표현된 여름의 終末에서
웅장한 가을의 悲感이 묻어난다.

간결하면서도 기품 있는 언어,
결코 어둡지 않은 맑고 아름다운 언어만으로
독자의 가슴 제일 깊은 곳의 서글픔을 끌어올리는
그의 시적 세계를 나는 무한히 동경한다.


                                                         (그레이스)

(2002/9/19- 문학의 즐거움)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 홍인숙(Grace)의 인사 ★ 1 그레이스 2004.08.20 1629
69 수필 오해 1 홍인숙(Grace) 2016.11.10 123
68 와이키키에서 홍인숙(그레이스) 2005.09.02 487
67 단상 우울한 날의 생각 홍인숙(그레이스) 2004.10.04 959
66 시와 에세이 원로시인의 아리랑 홍인숙 2003.03.03 961
65 음악이 있음에 홍인숙 (Grace) 2010.01.30 509
64 이명 耳鳴 1 홍인숙(Grace) 2016.11.22 134
63 이별 홍인숙(Grace) 2010.02.01 769
62 수필 이별 연습 2 홍인숙(Grace) 2016.11.10 108
61 이상한 날 홍인숙 2004.01.05 576
60 이유 없이 흐르는 세월이 어디 있으랴 홍인숙(그레이스) 2005.01.13 622
59 인연 (2) 그레이스 2006.03.23 936
58 인연(1) 홍인숙 2003.03.18 521
57 수필 일본인의 용기 홍인숙 2004.07.31 900
56 수필 자유로움을 위하여 홍인숙(Grace) 2016.11.07 40
55 자화상 홍인숙 2003.05.12 540
54 수필 자화상 4 홍인숙(Grace) 2018.05.25 1025
53 작은 들꽃의 속삭임 홍인숙(그레이스) 2008.09.10 896
52 수필 작은 일탈의 행복 3 홍인숙(Grace) 2016.12.06 237
51 수필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을 위하여 / 밤의 묵상 홍인숙 2003.03.03 971
50 잠든 바다 홍인숙 2002.11.13 392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Next
/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