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질/오연희
느슨한 올에 간신히 매달린 단추
쭉 잡아 당겼다가 바짝 붙인다
실 몇 번 홀쳐 묵고 남겨진 실 꼬리
가위로 잘라 내니
번듯한 치마 한 벌
외출 준비 끝이다
오래 전
어린 딸 손에 잘못 쥐어진 가위
멀쩡한 치마 싹뚝싹뚝 잘라 놓고
잘 했지? 하던
신명난 얼굴 떠 오른다
제 신명에 겨워 뱉은 말
가슴에 꽂히면
가위 잘못 놓아 둔 내 탓이야
잘못 쥐어진 가위 탓이야
달래 봐야지
앞 가슴 바짝 여미며
내 딛는 걸음 걸음
단정한 치마 아래 벌건 종아리
한 껏 팽창해진 실핏줄
오늘 외출은
가위질 소리 유난히
탱탱 하겠다
오레곤문학 2005년호
|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69 | 시 | 사랑 2 1 | 오연희 | 2007.07.03 | 1088 |
| 168 | 시 | 축제, 그 다음 | 오연희 | 2007.06.27 | 851 |
| 167 | 시 | 한 겹 1 | 오연희 | 2007.06.13 | 1200 |
| 166 | 시 | 안개 속에서 1 | 오연희 | 2007.06.13 | 1040 |
| 165 | 시 | 무너지고 있다 1 | 오연희 | 2007.05.23 | 1039 |
| 164 | 신앙시 | 새벽 빛 1 | 오연희 | 2007.05.10 | 1331 |
| 163 | 시 | 나를 살게 하는 소리 1 | 오연희 | 2007.05.04 | 1152 |
| 162 | 시 | 노오 프라브럼 | 오연희 | 2007.04.25 | 1148 |
| 161 | 시 | 또 하나의 하늘 1 | 오연희 | 2007.04.25 | 823 |
| 160 | 시 | 멀미 1 | 오연희 | 2007.03.14 | 1223 |
| 159 | 시 | 신기루 1 | 오연희 | 2007.03.14 | 826 |
| 158 | 시 | 사랑 1 | 오연희 | 2007.02.28 | 805 |
| 157 | 시 | 나의 아이들아 1 | 오연희 | 2007.02.28 | 799 |
| 156 | 시 | 기와 사이에 1 | 오연희 | 2007.02.14 | 822 |
| 155 | 시 | 고등어를 손질하다 | 오연희 | 2007.02.14 | 1018 |
| 154 | 시 | 다이어리 1 | 오연희 | 2007.01.24 | 772 |
| 153 | 시 | 밥솥 1 | 오연희 | 2007.01.10 | 655 |
| 152 | 시 | 들리지 않아 1 | 오연희 | 2007.01.10 | 634 |
| 151 | 시 | 성탄카드를 샀네 1 | 오연희 | 2006.12.19 | 805 |
| 150 | 시 | 깨금발 1 | 오연희 | 2006.12.13 | 857 |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시어들을 보며 아무래도 저는 시를 사표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 오연희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오연희 (2005-04-28 13:26:13)
글을 쓴다는것..
왜 나날이 어렵게만 다가오는지
써놓고 보면 늘 미진하기만 합니다.
멋진글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힐때가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