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8
어제:
29
전체:
1,293,829

이달의 작가
2006.08.09 09:47

조회 수 74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창/오연희

더위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가
창 틈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에어컨 쌩쌩 돌아가는 집안에서
푹푹 찌는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사람
바짝 달구어진 아스팔트 위에 널브러져 있던 나는
한쪽 눈을 치켜 뜬다

너와 나 사이에 놓인 창
안락한 저 안쪽에 서서 바라보는 이쪽 세상
동정의 시선을 의식한다
몸을 더 길게 늘어뜨리고 눈을 지긋이 감는다
아주 잠시였다
급작스럽게 창문이 열어 젖혀지고
얼음처럼 찬 기운이 쏟아져 나온다

창이 열렸으니 우린
한 세상이다
찬 기운과 더운 기운이 어우러지는
한.세.상
느긋한 상상에 젖어 드는 순간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물체가 감지 되고
재빠르게 피한 자리에
낡은 운동화 한 짝 나 뒹군다

저 만치 나무 그늘 밑
한여름 낮의 꿈을 즐기려던 친구들
슬며시 몸을 세운다

창이 열린다고 한세상이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9 수필 [이 아침에] 산책길에서 만난 꽃과 사람 6/20/14 1 오연희 2014.06.20 499
48 수필 [이 아침에] 불편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들 10/29 오연희 2013.12.08 692
47 수필 [이 아침에] 불편하지만 재미있는… 5/8/2014 1 오연희 2014.05.08 415
46 수필 [이 아침에] 북한 여성 '설경'에 대한 추억 오연희 2013.10.21 591
45 수필 [이 아침에] 부족함이 주는 풍요로움 오연희 2013.08.28 559
44 수필 [이 아침에] 못 생겼다고 괄시받는 여자 1/24/2015 오연희 2015.01.25 57
43 수필 [이 아침에] 몸 따로 마음 따로인 나이 12/19/2014 오연희 2014.12.30 236
42 수필 [이 아침에] 멕시코에서 생긴 일 오연희 2013.04.30 486
41 수필 [이 아침에] 멕시코 국경 너머 '오늘도 무사히' 8/28/14 오연희 2014.08.30 542
40 수필 [이 아침에] 다문화 사회로 가는 한국 (12/7/2013) 오연희 2013.12.08 516
39 수필 [이 아침에] 누군가 나를 자꾸 외면한다면9/18/14 1 오연희 2014.09.19 389
38 수필 [이 아침에] 네 자매가 함께 떠나는 여행 (1/22/2014) 오연희 2014.01.23 550
37 수필 [이 아침에] 내가 만났던 국제결혼 여성들 오연희 2013.04.30 563
36 수필 [이 아침에] 내 이름을 불러보자 오연희 2013.02.15 826
35 수필 [이 아침에] 낯익은 직원이 많은 업소 3/21/14 오연희 2014.04.09 390
34 수필 [이 아침에] 낯선 정서에 익숙해지기 오연희 2013.05.31 437
33 수필 [이 아침에] 나이 들어 더 아름다운 사람 (2/5/14) 오연희 2014.02.13 535
32 수필 [이 아침에] 나의 중국 견문록 오연희 2013.04.30 450
31 수필 [이 아침에] 꽃이름 나무이름 기억하기 8/15/14 오연희 2014.08.17 610
30 수필 [이 아침에] 기찻길 따라 흐르는 마음 여행 오연희 2013.07.08 761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