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4
어제:
37
전체:
1,293,625

이달의 작가
2004.12.24 11:58

그날이 오면

조회 수 856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날이 오면/오연희

무심코 내다 본 창 밖
노란 잎 하나 내린다
마지막 인사처럼
마지막 눈물처럼
그 몸짓 사라진 자리에
아직은 아니라고
손 사래치며 울부짓는
얼굴 하나 보인다

시간이 숨을 죽이고
살아있는 것들이 일제히 눈을 감는다
여기까지 허락 된 인연이라고 다그쳐도
잠들지 못하는 긴 겨울
뿌리를 잘라 다시 싹을 틔운다 해도
네가 아닌바에는

수 많은 겨울이 지나
먼 그날이 오면
마른 가슴으로 그리워 할
그날이 오면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호흡을 하고
나도 살아 있었다는
그날이 오면
결국엔
나도 떠나야 하는
그날이 오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는
눈물로 범벅된 얼굴 하나
보인다



2005년 "심상" 5월호

2006년 10월호 코리안저널(재미동포 시인 수작시초대석)

시작노트

우린 모두 누군가의 곁을 떠나 여기 이 자리에 서 있다
내 조국, 부모형제, 친구, 이웃…
지금도 여전히
눈빛 다정한 이들 하나 둘 떠나보내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 유난히 빛나는 눈빛 몇몇은
무심코 내다 본 창 밖
노란 잎 하나 속에 다시 살아난다.
가을은
떠나보낸 이의 처절한 몸짓과 함께
떠난 이와의 순간들이 선연하게 살아나는
계절이다.
  

?
  • 오연희 2015.08.19 06:55
    전재욱 (2004-12-29 17:34:13)

    시인들은 조금쯤 이기적인 데가 있나봐요
    누구에게나 아픈 추억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곧잘 다른 사람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시를 쓰곤 하지요.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또 설화를 찾아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꾸립니다.



    오연희 (2005-01-04 13:20:33)

    엄머 선생님...
    제가 그랬었요?ㅎㅎㅎ
    이땅에 아픔없는 인생이,
    상처없는 인생이 어디있으랴!
    하는 말이 세월이 지날수록 마음에
    와 닿는것 같아요.
    새해 첫 인사를 이곳에서 드리어 되었네요.
    그동안도 평안하신지요?
    담에 뵐땐 그 설화 기대해도 되겠지요.
    반가운 흔적에 감사드리며
    곧 뵙게 되겠지요.
    평안하시기를...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9 수필 냉장고 정리와 마음 청소 오연희 2015.12.11 355
68 수필 새해 달력에 채워 넣을 말·말·말 오연희 2015.12.29 173
67 수필 굿바이, 하이힐! file 오연희 2016.01.14 130
66 수필 가뭄 끝나자 이제는 폭우 걱정 1 오연희 2016.01.29 165
65 수필 우리는 어떤 '가면'을 쓰고 있을까 오연희 2016.02.13 182
64 수필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낙서' 오연희 2016.03.12 247
63 수필 인터넷 건강정보 믿어야 하나 2 오연희 2016.03.29 194
62 수필 공항에서 만나는 사람들 2 오연희 2016.05.10 137
61 엄마의 자개장 4 오연희 2016.05.10 162
60 수필 나에게 온전히 몰두하는 아름다움 2 오연희 2016.05.19 156
59 수필 은행 합병과 자녀들의 결혼 2 file 오연희 2016.05.28 175
58 수필 보물단지와 애물단지 5 오연희 2016.06.20 146
57 수필 신문에서 만나는 연예인과 스포츠인 2 file 오연희 2016.07.01 127
56 수필 목소리는 인격, 무얼 담을까 2 오연희 2016.08.01 157
55 폐가(廢家) 4 file 오연희 2016.08.08 207
54 수필 렌트로 살기, 주인으로 살기 4 오연희 2016.08.25 103
53 잔치국수 4 오연희 2016.08.29 224
52 수필 야박해진 국내선 비행기 인심 6 오연희 2016.09.14 329
51 수필 부고에서 읽는 세상살이 4 오연희 2016.10.19 404
50 수필 남가주에서 꿈꾸는 '가을비 우산 속' 2 오연희 2016.11.09 648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