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면/오연희
무심코 내다 본 창 밖
노란 잎 하나 내린다
마지막 인사처럼
마지막 눈물처럼
그 몸짓 사라진 자리에
아직은 아니라고
손 사래치며 울부짓는
얼굴 하나 보인다
시간이 숨을 죽이고
살아있는 것들이 일제히 눈을 감는다
여기까지 허락 된 인연이라고 다그쳐도
잠들지 못하는 긴 겨울
뿌리를 잘라 다시 싹을 틔운다 해도
네가 아닌바에는
수 많은 겨울이 지나
먼 그날이 오면
마른 가슴으로 그리워 할
그날이 오면
멈추었던 시간이 다시 호흡을 하고
나도 살아 있었다는
그날이 오면
결국엔
나도 떠나야 하는
그날이 오면
너를 잊을 수 있겠다는
눈물로 범벅된 얼굴 하나
보인다
2005년 "심상" 5월호
2006년 10월호 코리안저널(재미동포 시인 수작시초대석)
시작노트
우린 모두 누군가의 곁을 떠나 여기 이 자리에 서 있다
내 조국, 부모형제, 친구, 이웃…
지금도 여전히
눈빛 다정한 이들 하나 둘 떠나보내며 살아가고 있다.
그 중 유난히 빛나는 눈빛 몇몇은
무심코 내다 본 창 밖
노란 잎 하나 속에 다시 살아난다.
가을은
떠나보낸 이의 처절한 몸짓과 함께
떠난 이와의 순간들이 선연하게 살아나는
계절이다.
시인들은 조금쯤 이기적인 데가 있나봐요
누구에게나 아픈 추억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곧잘 다른 사람의 아픈 기억을
되살리는 시를 쓰곤 하지요. 이 시를
읽으면서 나는 또 설화를 찾아 떠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짐을 꾸립니다.
오연희 (2005-01-04 13:20:33)
엄머 선생님...
제가 그랬었요?ㅎㅎㅎ
이땅에 아픔없는 인생이,
상처없는 인생이 어디있으랴!
하는 말이 세월이 지날수록 마음에
와 닿는것 같아요.
새해 첫 인사를 이곳에서 드리어 되었네요.
그동안도 평안하신지요?
담에 뵐땐 그 설화 기대해도 되겠지요.
반가운 흔적에 감사드리며
곧 뵙게 되겠지요.
평안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