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랜치 공원에서/오연희
떠나가는 가을
덤덤한 두 가슴에 불어오는 바람
일상의 수레바퀴 잠시 멈추고
화이트 랜치 팍으로 향했다
반듯하고 넓은 길, 산 위의 저택들
그 사이 은밀하게 나 있는 등산로
한 발자욱 내 딛을 때마다
풋풋한 흙 기운 온몸으로 퍼져온다
삼삼오오 스치는 하이킹족들
건네오는 파란 하늘의 눈빛
구리빛 얼굴에 퍼지는 싱싱한 웃음
온통 젊은 산이다
나무 가지에 소세지를 끼운 부들
삐죽삐죽한 호랑이발톱 가시나무 이파리
끝이 연필촉처럼 뾰족한 도토리
나뭇가지에는
하얀 나방이 집
서로 몸 부비는 갈대들
겨울바람도 덥혀 가겠다
정상에는
빛 바랜 벤치가 있고
상수리 나무에 새겨있는 두이름
뜨겁던 사랑 빨갛게 배어난다
우리 가슴에도
사랑의 불씨 번져와
함께 타오르는
산
2004년 11월 20일
갈 수록 익어 가는 시인의 시심에서 따뜻해 지는 겨울을 봅니다. 겨울호 문학의 향기가 나왔습니다. 아직도 동인지 안 갔나 봅니다. 에궁.... 늘 건강하시옵소서.
오연희 (2004-12-09 11:48:57)
칭찬을 들으니 마구 신이 납니다.^^*
오랜만에 등산다녀 와서는 사흘을 끙끙
앓아 누웠더랬습니다.
동인지는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그저께 책 받고 바로 손님창작마당에
꼬리를 달았는데 못보신 모양입니다.
용기를 주심과 마음써 주심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