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07 01:02

가을빛 / 성백군

조회 수 9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을빛 / 성백군

                    (시집 : 풀은 눕지 않는다. P110)

                                                                      

 

밤마다 섬돌 밑 귀뚜리 슬피 울더니

처서(處署) 지나 백로(白露)까지 열닷새,

장사(葬事)지내고

늦더위 서방님과 생이별 했나

 

조석(朝夕)으로 서늘한 기운

숨어 내리는 이슬에

귀뚜리 울음이 청승맞게 고여서

괜히, 가을빛이 울먹거린다

 

산마다 들마다 알곡들로 가득하고

단풍은 천지사방 뛰어다니는데

하늘은 자꾸 높아만 가

갈수록 멍청해지는 가을빛

 

아들딸 짝지어 살림 내주고

할 일 다 했다고 자조하는 늙은이 마음 한 귀퉁이

골 때리는 허전함이 저런 것일까

 

바보처럼 소갈머리 다 내어주고

갈 곳이 따로 없어 헤매다가

하늘 깊이 빠져서 눈물 뚝뚝 떨어뜨린다.

 

     48 09082005

*2005년 월간 스토리문학 10월호에 실린 詩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50 골반 뼈의 추억 서 량 2006.01.10 513
2049 언제까지나 지워지지 않는 노래를 만들고, 새는 곽상희 2007.08.31 512
2048 아웅산 수지 여사의 가택 연금이 풀리기를 갈망하며 이승하 2007.09.28 512
2047 부부표지 file 김우영 2009.05.16 509
2046 호텔 치정살인사건 성백군 2013.02.16 508
2045 산 닭 울음소리 성백군 2014.06.23 505
2044 천상바라기 유성룡 2006.02.11 502
2043 조문해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승하 2007.02.23 500
2042 강아지와 산책을 강민경 2005.12.27 495
2041 사랑. 그 위대한 힘 JamesAhn 2007.10.06 495
2040 돼지와팥쥐 -- 김길수- 관리자 2004.07.24 494
2039 한정식과 디어헌터 서 량 2005.09.10 492
2038 4월 23일 『세계 책의 날』에 『책』을 생각해보자! 김우영 2012.04.21 492
2037 강을 보며, 바다를 보며-오정방 관리자 2004.07.24 489
2036 삶은 계란을 까며 이월란 2008.02.22 489
2035 갈치를 구우며 황숙진 2008.11.01 488
2034 오늘은 묻지 않고 듣기만 하리 전재욱 2004.11.30 487
2033 포수의 과녁에 들어온 사슴 한 마리 김사빈 2006.12.19 487
2032 막 작 골 천일칠 2005.01.27 486
2031 기타 10월 숲속의 한밤-곽상희 미주문협 2017.10.23 486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