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희의 문학서재






오늘:
29
어제:
44
전체:
1,293,558

이달의 작가
2005.04.20 08:06

가위질

조회 수 802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가위질/오연희


느슨한 올에 간신히 매달린 단추
쭉 잡아 당겼다가 바짝 붙인다
실 몇 번 홀쳐 묵고 남겨진 실 꼬리
가위로 잘라 내니
번듯한 치마 한 벌
외출 준비 끝이다

오래 전
어린 딸 손에 잘못 쥐어진 가위
멀쩡한 치마 싹뚝싹뚝 잘라 놓고
잘 했지? 하던
신명난 얼굴 떠 오른다

제 신명에 겨워 뱉은 말
가슴에 꽂히면
가위 잘못 놓아 둔 내 탓이야
잘못 쥐어진 가위 탓이야
달래 봐야지

앞 가슴 바짝 여미며
내 딛는 걸음 걸음
단정한 치마 아래 벌건 종아리
한 껏 팽창해진 실핏줄

오늘 외출은
가위질 소리 유난히
탱탱 하겠다



오레곤문학 2005년호  








?
  • 오연희 2015.08.19 08:23
    김진학 (2005-04-26 04:24:49)

    나날이 승승장구하는 시어들을 보며 아무래도 저는 시를 사표내야 할 것같습니다. ㅎㅎㅎ 오연희 선생님 건강하십시오,



    오연희 (2005-04-28 13:26:13)

    글을 쓴다는것..
    왜 나날이 어렵게만 다가오는지
    써놓고 보면 늘 미진하기만 합니다.
    멋진글보다 진실한 글을 쓰고 싶은데..
    표현력의 한계에 부딪힐때가 너무 많네요.
    감사해요. 선생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49 밥솥 1 오연희 2007.01.10 655
248 온실 오연희 2006.09.06 664
247 침묵속으로 오연희 2004.02.27 666
246 길을 걷다보면 오연희 2004.11.17 667
245 수필 [이 아침에] 선물을 고르는 마음 오연희 2012.11.27 668
244 녹차를 마시며 오연희 2005.01.12 669
243 해부 오연희 2004.09.15 669
242 그럴듯한 계산법 1 오연희 2004.11.17 669
241 나이테 1 오연희 2006.11.14 669
240 너는 오연희 2004.03.15 671
239 창세기 1 오연희 2005.03.03 672
238 인터뷰 1 오연희 2006.11.14 672
237 수필 [이 아침에] 잘 웃어 주는 것도 재주 오연희 2013.02.15 672
236 수필 샤핑 여왕의 참회록 오연희 2012.03.20 674
235 수필 바탕이 다르다, 는 것에 대하여 1 오연희 2012.07.12 674
234 지문을 찍으며 1 오연희 2006.08.09 675
233 수필 모전자전 오연희 2012.07.26 678
232 편지 오연희 2005.07.07 682
231 젊은 장례식 오연희 2004.09.01 683
230 적색 경고장 1 오연희 2006.01.25 686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