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15.09.26 14:38

그리움 5題

조회 수 3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 5

 

1 . 별리(別離)

 

1

갈매 산 구릉 너머

울 엄니 떠나시네

 

상두꾼 요령 따라

꽃가마 굼실굼실

 

북망산(北邙山) 가는 길목이

여한(餘恨)으로 얼룩져

 

 

2

먼저 간 지아비는

마중이나 하시려나

 

다시는 안볼 듯한

고집 통 영감일레

 

산 정()이 더럽다 보니

그리움도 가없어

 

3

저승길 천문(天門) 앞에

삼베 포의(布衣) 죄인 되어

 

() 피워 엄니 모셔

재배로 고()하오니

 

도솔천 건너서 돌아

미륵정토(彌勒淨土) 임하소서

 

 

 

 

 

2. 비애(悲哀)

 

1

40도 열꽃 품고

눈 감아 합장하니

 

대웅전 향내 타고

엄니 모습 떠올라

 

댓돌 위 닳은 고무신

삼천 배() 흔적인가

 

2

못 갚은 깊은 모정(母情)

영혼마저 흔들려

 

위패 속 어머니가

소리쳐 꾸짖는 말

 

못난 놈, 정신 돌려라!

조상님 어찌 볼래

 

3

초추(初秋) 시린 바람

솔가지에 머문 아침

 

몽환(夢幻)의 새벽안개

도량(道場)에 젖어 들고

 

산문(山門)밖 돌아가는 길

다시 본 듯 새로워

 

ㅡ사십구제(四十九齋)

 

 

 

 

 

 

          3. 모정(慕情)

 

1

어머니 떠나신 날

()없이 써 내려간

 

현비유인(顯妣孺人) 모본모씨(某本某氏)...

펜 글씨 지방(紙榜) 한 줄

 

찬물로 한()을 씻어도

슬픔은 봇물 되어

 

2

술 한 잔 실과(實果) 몇 알

법도(法度) 잃은 상()차림

 

()밝혀 향 피우고

부복(仆伏)해 고하온들

 

불효자 독축(讀柷) 초혼에

가신 님 다시 올까

 

3

처연한 달빛 사이

갈바람 불어와서

 

구리무 향 엄마 냄새

서러움 더해지고

 

무너져 내린 가슴엔

촛농만 똬리 지네          

ㅡ小祥祭에서

 

* 구리무 : 옛적 크림 로션의 일본식 발음

 

 

 

 



 

4.     회상(回想)

 

1

잃었던 지난 세월

더듬어 찾아 드니

 

돌담 길 사이사이

무리 진 호박 넝쿨

 

()따는 엄니 손등에

함초롬한 햇살이

 

2

영창 밖 미리 내에

그림자 진 하현 쪽 달

 

추야(秋夜) 긴 밤 뒤척이며

반백 년 돌아보니

 

꾸르~ 꾹 밤새 소리에

짚동 한숨 깊어져

 

3

()깃든 창호 문짝

얼룩으로 상()진 흔적

 

외로움 별빛 되어

먹물로 스며들고

 

갈 숲에 뜬 엄니 영혼이

물결 되어 흔들려

 

 

 

 

          

5.     그리운 길손

 

 

1

석양 진 일주문 밖

홀연 왔던 그 길손이

 

서 화담 황진이와

동지 긴 밤 지새우며

 

한 곡차(穀茶) 입맛 다심이

북소리라 하였거늘

 

2

불현듯 가슴 저려

지난 세월 돌아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속절없이 흘러갔네

 

그리운 청정 시선(詩仙)

어느 도량(道場) 헤매일까

 

 

 

3

야삼경(夜三更) 향촉(香燭) 밝혀

백팔합장 드리온들

 

그런들 몽매(蒙昧) 중생

깊은 뜻 어찌 알까

 

언제라 벗들 오라 해

허리 매듭 끌러보나

 

ㅡ스승 조지훈 선생을 그리며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3 믿음과 불신사이 박성춘 2009.02.21 427
1032 수필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 file 작은나무 2019.02.27 179
1031 믿어 주는 데에 약해서 김사빈 2005.07.04 410
1030 민족 학교 설립 단상 김사빈 2006.04.26 339
1029 시조 민들레 홀씨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01 85
1028 민들레 강민경 2008.09.14 177
1027 기타 미한문협의 집 강창오 2016.04.09 418
1026 미지의 독자에게 올리는 편지 이승하 2011.08.23 563
1025 미인의 고민/유영희 김학 2005.02.02 425
1024 미음드레* 이월란 2008.04.28 210
1023 미얀마 1 file 유진왕 2021.07.15 89
1022 미소와 함께 / 김원각 泌縡 2020.09.15 139
1021 미망 (未忘) 이월란 2008.02.17 124
1020 미리준비하지 않으면 강민경 2016.01.26 221
1019 미리 써본 가상 유언장/안세호 김학 2005.01.27 537
1018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23 187
1017 미루나무 잎들이 강민경 2016.06.06 323
1016 미당 문학관을 다녀 오면서 file 김사빈 2010.06.23 1086
1015 미국 제비 1 유진왕 2021.07.30 263
1014 미개한 집착 1 유진왕 2021.07.13 176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