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보는데/ 강민경
늦은 밤 해변에 나가
바다를 보는데
물과 물이 포개어 파도를 세운다
어디서 얼 만큼 키운 이빨인지
많은 물고기 떼를 삼키고도
아직 뱃속이 허전한 걸까
고래 등 같은 몸통에 길고 짧은 키
가늠도 안 되는 날카로운 허연 이빨
사이사이 뻗어내는 급하고 거친 숨결은
읽히지 않는 속력을 감추고 있어, 절대
지루한 적 없다
바다를 지우듯 어둠 걸러내는
밤바다 풍경에 붙들려
세월에 쌓인 찬 바람을 쫓는데
벼락 치는 비명
방파제 아래서 실종된다
산산이 부서져 널브러진 이빨 조각들이며
지워진 발자국의 안부가 궁금해도
다 아는 속이라 확인도 못 했는데
슬며시 다가 와 혀끝 달콤한 입맞춤으로
이별을 고하는 그런 네가
좋아 자꾸만 찾아온다.
외로움일까? 밤이면 너도 외롭니?
바다야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991 | 시인이여 초연하라 | 손홍집 | 2006.04.08 | 173 | |
990 | 시조 |
내 시詩는 -봄비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5.14 | 173 |
989 | 시 | 심야 통성기도 | 하늘호수 | 2017.09.28 | 173 |
988 | 시 | 바람산에서/강민경 | 강민경 | 2018.08.13 | 173 |
987 | 시 | 전자기기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12.11 | 173 |
986 | 시 | 묵언(默言)(1) 2 | 작은나무 | 2019.02.21 | 173 |
985 | 시 | 기미3.1독립운동 100주년 기념 축시 | 정용진 | 2019.03.02 | 173 |
984 | 시 | 어쨌든 봄날은 간다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5.26 | 173 |
983 | 시 | 생의 결산서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0.06.30 | 173 |
982 | 진달래 | 성백군 | 2006.05.15 | 172 | |
981 | 하다못해 | 박성춘 | 2008.03.25 | 172 | |
980 | 소라껍질 | 성백군 | 2008.07.31 | 172 | |
979 | 시 | 나에게 기적은 | 강민경 | 2020.01.22 | 172 |
978 | 시조 |
아침나절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2.08 | 172 |
977 | 시조 |
뜨겁게 풀무질 해주는 나래시조, 50년에 / 천숙녀
![]() |
독도시인 | 2021.03.14 | 172 |
976 | 시 | 아내의 품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1.05.26 | 172 |
975 | Fullerton Station | 천일칠 | 2005.05.16 | 171 | |
974 | 잔설 | 강민경 | 2006.03.11 | 171 | |
973 | 방향 | 유성룡 | 2007.08.05 | 171 | |
972 | 돈다 (동시) | 박성춘 | 2012.05.30 | 1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