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6 19:30

아내의 품 / 성백군

조회 수 1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아내의 품 / 성백군

 

 

제트기 지나간 뒤

굉음에 놀란 수탉

어지간히 급했나 보다

풀숲에 머리를 처박고 꼼짝 않는다

 

나도 세상 살다 보니

그런 때가 있었다

꼬맹이 셋 데리고 이민 와 살다가

실직했을 때, 힘겹게 시작한 사업 망했을 때,  등등

눈을 띄고도 앞이 안 보여서

귀를 막았더니 아내의 품이 였더라

 

작은데

너무 작아서

내 얼굴 하나 감추기도 힘든데

그래도 유일한 내 쉴 곳은 아내의 품뿐

거기에 몸을 묻었더니

태반의 기억이 살아나고

마음을 맡겼더니 새 힘이 솟더라

 

저 수탉

언제 잠에서 깨어난 걸까

대낮인데도 홰를 치며 운다

시도 때도 없이

꼬끼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3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66
992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101
991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25
990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40
989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45
988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129
987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85
986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6
985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63
984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49
983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130
982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100
981 봄의 꽃을 바라보며 강민경 2018.05.02 202
980 어머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07 138
979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177
978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178
977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강민경 2018.05.18 201
976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169
975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183
974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155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