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257
어제:
223
전체:
5,029,074

이달의 작가
견공 시리즈
2009.09.12 01:59

14분간의 이별(견공시리즈 23)

조회 수 280 추천 수 14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4분간의 이별 (견공시리즈 23)



이월란(09/09/06)



내가 집에 있는 한 나와 토비는 한 몸이다
하지만 젖은 커튼이 우릴 갈라놓는 시간이 있으니
나의 샤워 시간
토비는 샤워하는 인간을 처음 본 것인지
처음 삼일간은 욕조 벽에 붙어 서선 목청껏 울었었다
장맛비에 떠내려가는 주인을 상상하듯 울부짖었다
다음 일주일간은 울지 않고 커튼 너머에 붙어 서 있었고
그 다음 날부턴 커튼이 닫히고 나서 물소리가 끝나는 시점까지
빈둥거리며 밖에서 놀다가
커튼 젖히는 소리에 달려와 득달같이 안겼다
이젠 고까짓 14분간의 이별이 두려워 울진 않는다
샴푸내가 기분 좋은 나의 주인은
떠내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 늘 그렇게 있다는 걸 안다
자기처럼 온몸에 털이 나지 않아 매일 씻어야 한다는 걸 안다
길들여진다는 것, 나쁘지만은 않다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 수필 회색지대 이월란 2008.05.07 611
30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29 회향(懷鄕) 이월란 2008.05.09 299
28 횟집 어항 속에서 이월란 2008.10.07 570
27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26 견공 시리즈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이월란 2009.10.14 458
25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24 제2시집 휴거 이월란 2008.05.12 246
23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22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2
21 흐르는 섬 이월란 2009.01.15 278
20 흐린 날 이월란 2008.05.10 296
19 흐린 날의 악보 이월란 2021.08.16 59
18 제3시집 흐린 날의 프리웨이 이월란 2009.09.04 378
17 흐림의 실체 이월란 2008.10.24 263
16 흑염소탕 이월란 2009.10.08 661
15 흔들리는 물동이 이월란 2008.05.09 277
14 제2시집 흔들리는 집 이월란 2008.05.10 694
13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표4글, 시인의 말 file 이월란 2016.08.15 164
12 제2시집 흔들리는 집 / 해설 (임헌영) file 이월란 2016.08.15 168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