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3
어제:
279
전체:
5,029,249

이달의 작가
2008.05.07 15:15

황사

조회 수 591 추천 수 5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background=http://tfile.nate.com/download.asp?FileID=28393633>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

 


    황사(黃沙)


    이 월란




    바람은 땅덩이를 들어올려 쏟아버리기 시작했다

    나무의 피를 말려 목을 자른 현대문명의 손목을 낚아채고

    숲을 갉아 먹던 도시의 걸신들린 두 입술을 틀어막아

    푸서리의 푸른 빛만을 탐지해 훔쳐간 두 눈에 흙을 뿌렸다

    몸을 숨길 데라곤 하나 없는 평탄한 고비사막의 모래먼지가

    바람 따라 거칠 것 없이 하늘로 부유하며

    복수의 긴 여행을 시작했다

    둥근 황토산은 방자해지는 도시인들을 향해 웅장하게 굽이쳤고

    인고의 세월을 삼킨 강풍이 손발을 움직여

    잠자던 모래알을 깨우고 바람따라 발을 구르고 기지개를 켰다

    푸르름을 도난당한 설욕의 부력에 마른 흙먼지들은

    사막을 해바라기하던 햇빛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편서풍을 타고 잘린 나무의 핏빛으로 눈과 비를 물들였다

    흙가루가 비처럼 내려 토양의 수액을 죄다 핥아내고

    안개걸음으로 다가온 자연은 사람의 얼굴에

    방독면과 마스크를 가면이라 갖다 내밀었다

    자연은 선글라스로 가려진 인간의 두 눈 앞에

    세사바람의 만가지 수신호로 간구하고 있다

    이제 흙비가 멎으면 삽을 들고 나가

    쓰러진 나무들을 바로 세워 숲의 도시로

    회개의 삽질을 시작하라고

    홍진을 뒤집어 쓴 거리를 쓸며

    심은대로 안겨주는 자연을 벗삼아 나란히 가자고


    2007.2.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 영문 수필 Cajun or Creole? 이월란 2014.05.28 12053
30 영시집 Alaska 이월란 2012.02.05 12395
29 영시 Alaska 이월란 2016.08.16 12925
28 영문 수필 Shitty First Drafts 이월란 2011.01.30 14752
27 영시 The Funeral in the Trees 이월란 2016.08.16 14926
26 영문 수필 "The Ingenious Hidalgo Don Quixote de La Mancha" 이월란 2014.05.28 15338
25 영문 수필 “Farmingville” 이월란 2012.08.17 18711
24 영문 수필 Why Joe Became a Criminal? 이월란 2012.08.17 19458
23 영시집 Walking the forest path 이월란 2010.05.02 21077
22 영시집 The Reason / The Author, About the publishers 이월란 2016.08.15 22072
21 영문 수필 Go Through Disability 이월란 2012.02.05 22200
20 영문 수필 Nonverbal Effectiveness 이월란 2011.07.26 24279
19 영문 수필 Nation, Language, and the Ethics of Translation 이월란 2014.05.28 25068
18 영시 The Time of the Cemetery 이월란 2016.08.16 25310
17 영문 수필 Blended Nation 이월란 2013.05.24 26367
16 영시 Fall Revolution 이월란 2016.08.16 36356
15 영문 수필 IN RESPONSE TO EXECUTIVE ORDER 9066 이월란 2013.05.24 36970
14 영문 수필 Interview Paper 이월란 2014.05.28 40022
13 영문 수필 Love in the Humanities College of Humanities 이월란 2014.05.28 40146
12 영문 수필 Go Through Disability 이월란 2013.05.24 46406
Board Pagination Prev 1 ... 74 75 76 77 78 79 80 81 82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