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란의 문학서재






오늘:
158
어제:
279
전체:
5,029,254

이달의 작가
2008.05.07 15:15

황사

조회 수 591 추천 수 56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background=http://tfile.nate.com/download.asp?FileID=28393633>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mode="transparent">

 


    황사(黃沙)


    이 월란




    바람은 땅덩이를 들어올려 쏟아버리기 시작했다

    나무의 피를 말려 목을 자른 현대문명의 손목을 낚아채고

    숲을 갉아 먹던 도시의 걸신들린 두 입술을 틀어막아

    푸서리의 푸른 빛만을 탐지해 훔쳐간 두 눈에 흙을 뿌렸다

    몸을 숨길 데라곤 하나 없는 평탄한 고비사막의 모래먼지가

    바람 따라 거칠 것 없이 하늘로 부유하며

    복수의 긴 여행을 시작했다

    둥근 황토산은 방자해지는 도시인들을 향해 웅장하게 굽이쳤고

    인고의 세월을 삼킨 강풍이 손발을 움직여

    잠자던 모래알을 깨우고 바람따라 발을 구르고 기지개를 켰다

    푸르름을 도난당한 설욕의 부력에 마른 흙먼지들은

    사막을 해바라기하던 햇빛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편서풍을 타고 잘린 나무의 핏빛으로 눈과 비를 물들였다

    흙가루가 비처럼 내려 토양의 수액을 죄다 핥아내고

    안개걸음으로 다가온 자연은 사람의 얼굴에

    방독면과 마스크를 가면이라 갖다 내밀었다

    자연은 선글라스로 가려진 인간의 두 눈 앞에

    세사바람의 만가지 수신호로 간구하고 있다

    이제 흙비가 멎으면 삽을 들고 나가

    쓰러진 나무들을 바로 세워 숲의 도시로

    회개의 삽질을 시작하라고

    홍진을 뒤집어 쓴 거리를 쓸며

    심은대로 안겨주는 자연을 벗삼아 나란히 가자고


    2007.2.27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1 흐르는 섬 이월란 2009.01.15 278
1630 흐르는 뼈 이월란 2008.12.09 302
1629 휴대폰 사랑 이월란 2008.05.10 337
1628 제2시집 휴거 이월란 2008.05.12 246
1627 휠체어와 방정식 이월란 2010.03.15 467
1626 견공 시리즈 휘파람(견공시리즈 43) 이월란 2009.10.14 458
1625 횡설수설 악플러-----영혼말이 이월란 2008.11.18 193
1624 횟집 어항 속에서 이월란 2008.10.07 570
1623 회향(懷鄕) 이월란 2008.05.09 299
1622 회유(回游) 이월란 2008.05.09 313
1621 수필 회색지대 이월란 2008.05.07 611
1620 회명晦冥 걷기 2 이월란 2009.12.03 310
1619 회명(晦冥) 걷기 이월란 2008.05.09 352
1618 회귀 이월란 2011.09.09 314
1617 회灰 이월란 2010.07.19 445
1616 황태자의 마지막 사랑 이월란 2009.02.04 345
1615 시평 황숙진 평론 이월란 2016.08.15 39
» 황사 이월란 2008.05.07 591
1613 환절의 문 이월란 2010.10.29 575
1612 견공 시리즈 환자 토비(견공시리즈 40) 이월란 2009.10.14 34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83 Next
/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