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1 10:41
오레곤에 와서 - 이만구(李滿九)
26번 도로 터널 건너 산 능선 뒤로하고
워터프런트에 비친 추억의 하늘 강
다시 찾아온 오레곤에서 옛 생각이 떠오른다
아침 낙엽이 흩어진 거리를 운전하며
장인어른 산소를 생각하고
워싱턴 밴쿠버의 이층 집 알콩달콩 사랑과
캘리포니아에서 살아온 긴 세월....
이곳에 오면, 늘 기억이 스치곤 하는데
먼저 생각나는 건, 그 잘 생긴 '강현성'이다
'맹구' 형이라 부르며 따르던 그는
내가 혼자 있을 때 진심으로 대해준 친구였다
세월이 흘러도 어설픈 이국의 삶 속에서
새록새록 생각나는 아련한 얼굴
한 번쯤 수소문하여 찾고 싶은
웃는 낯꽃의 아우님, 누가 그 사람 모르시는가
장미의 도시, 푸른 물결 강다리 건너
포틀랜드 시내 가로수 길
그가 나에게 선물한 책 '잊지 못할 사랑의 노래'
그 시어처럼 낙엽이 떨어져 뒹군다
갈 사람들은 다 떠나간 저 텅 빈 거리에서
그 평화롭던 시퍼런 다리 위의 풍경들....
비 내리는 창밖, 함께한 기억의 강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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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님
비 바람 천둥
그리고 햇볕
잘 보낸 세월,진하게 들여마시는
안에 머무는 만추의 여력
다음해
햇볕 쨍쨍
나무마다 마음마다
잎새마다....
처다보는 길손 눈빛마다
숨결 고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