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2015.09.26 14:38

그리움 5題

조회 수 399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그리움 5

 

1 . 별리(別離)

 

1

갈매 산 구릉 너머

울 엄니 떠나시네

 

상두꾼 요령 따라

꽃가마 굼실굼실

 

북망산(北邙山) 가는 길목이

여한(餘恨)으로 얼룩져

 

 

2

먼저 간 지아비는

마중이나 하시려나

 

다시는 안볼 듯한

고집 통 영감일레

 

산 정()이 더럽다 보니

그리움도 가없어

 

3

저승길 천문(天門) 앞에

삼베 포의(布衣) 죄인 되어

 

() 피워 엄니 모셔

재배로 고()하오니

 

도솔천 건너서 돌아

미륵정토(彌勒淨土) 임하소서

 

 

 

 

 

2. 비애(悲哀)

 

1

40도 열꽃 품고

눈 감아 합장하니

 

대웅전 향내 타고

엄니 모습 떠올라

 

댓돌 위 닳은 고무신

삼천 배() 흔적인가

 

2

못 갚은 깊은 모정(母情)

영혼마저 흔들려

 

위패 속 어머니가

소리쳐 꾸짖는 말

 

못난 놈, 정신 돌려라!

조상님 어찌 볼래

 

3

초추(初秋) 시린 바람

솔가지에 머문 아침

 

몽환(夢幻)의 새벽안개

도량(道場)에 젖어 들고

 

산문(山門)밖 돌아가는 길

다시 본 듯 새로워

 

ㅡ사십구제(四十九齋)

 

 

 

 

 

 

          3. 모정(慕情)

 

1

어머니 떠나신 날

()없이 써 내려간

 

현비유인(顯妣孺人) 모본모씨(某本某氏)...

펜 글씨 지방(紙榜) 한 줄

 

찬물로 한()을 씻어도

슬픔은 봇물 되어

 

2

술 한 잔 실과(實果) 몇 알

법도(法度) 잃은 상()차림

 

()밝혀 향 피우고

부복(仆伏)해 고하온들

 

불효자 독축(讀柷) 초혼에

가신 님 다시 올까

 

3

처연한 달빛 사이

갈바람 불어와서

 

구리무 향 엄마 냄새

서러움 더해지고

 

무너져 내린 가슴엔

촛농만 똬리 지네          

ㅡ小祥祭에서

 

* 구리무 : 옛적 크림 로션의 일본식 발음

 

 

 

 



 

4.     회상(回想)

 

1

잃었던 지난 세월

더듬어 찾아 드니

 

돌담 길 사이사이

무리 진 호박 넝쿨

 

()따는 엄니 손등에

함초롬한 햇살이

 

2

영창 밖 미리 내에

그림자 진 하현 쪽 달

 

추야(秋夜) 긴 밤 뒤척이며

반백 년 돌아보니

 

꾸르~ 꾹 밤새 소리에

짚동 한숨 깊어져

 

3

()깃든 창호 문짝

얼룩으로 상()진 흔적

 

외로움 별빛 되어

먹물로 스며들고

 

갈 숲에 뜬 엄니 영혼이

물결 되어 흔들려

 

 

 

 

          

5.     그리운 길손

 

 

1

석양 진 일주문 밖

홀연 왔던 그 길손이

 

서 화담 황진이와

동지 긴 밤 지새우며

 

한 곡차(穀茶) 입맛 다심이

북소리라 하였거늘

 

2

불현듯 가슴 저려

지난 세월 돌아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

속절없이 흘러갔네

 

그리운 청정 시선(詩仙)

어느 도량(道場) 헤매일까

 

 

 

3

야삼경(夜三更) 향촉(香燭) 밝혀

백팔합장 드리온들

 

그런들 몽매(蒙昧) 중생

깊은 뜻 어찌 알까

 

언제라 벗들 오라 해

허리 매듭 끌러보나

 

ㅡ스승 조지훈 선생을 그리며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37 눈 감아라, 가로등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11 182
1036 지상에 별천지 강민경 2019.09.23 182
1035 천진한 녀석들 1 유진왕 2021.08.03 182
1034 거울 유성룡 2006.04.08 181
1033 주시 당하는 것은 그 존재가 확실하다 박성춘 2011.10.25 181
1032 사랑의 멍울 강민경 2013.05.27 181
1031 숙면(熟眠) 강민경 2014.11.04 181
1030 걱정도 팔자 강민경 2016.05.22 181
1029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81
1028 시조 코로나 19 – <2021년 문경새재여름시인학교>-비대면 개최 / 천숙녀 독도시인 2021.08.21 181
1027 시조 벽화壁畫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04 181
1026 목소리 이월란 2008.03.20 180
1025 통성기도 이월란 2008.05.02 180
1024 나의 가을 강민경 2011.12.22 180
1023 낙엽단상 성백군 2013.11.21 180
1022 가을 눈빛은 채영선 2015.09.08 180
1021 거리의 악사 강민경 2018.01.22 180
1020 수필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 file 작은나무 2019.02.27 180
1019 평화의 섬 독도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2.21 180
1018 평 안 1 young kim 2021.03.30 180
Board Pagination Prev 1 ... 58 59 60 61 62 63 64 65 66 67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