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28 18:04

바닷가 금잔디

조회 수 23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닷가 금잔디/강민경

                                 

 

수직으로 쏟아지는 바닷가

정오의 햇볕을 밟는

내 발걸음

 

파도를 따라가다 저절로 끌려가다

아랫도리에 짠물 조금 티였다고, 놀라

뭍의 금잔디 위에 엉덩이를 맡기는데,

금잔디, 열 받은 듯, 첫 대면이 날카롭다

 

소심한 내게 화가 난 걸까

제 몸 사이사이 파먹은 병충해 같은 모래와

바람 타고 와 호시탐탐 뭍을 넘보는 짠물을

숨죽이며 참아낸 세월의 응어리진 인내와

돌돌 말아 꽉 틀어쥔 잎들, 살기 위해

스스로 개발해낸 가시로

징검돌 같은 푸른 방석을 깔아놓고

자화자찬(自畵自讚)한다

 

불가마 속 같은

땡볕을 참아내는  

나보다

네가 더 인내심이 강하다는 내 말 한마디가

그리 큰 감동이었을까

금잔디 뾰족한 성깔 다듬으며 나보고

파도를 끌어다 더위를 식히라고

제 몸 타는 줄도 모르고

나를 바닷속으로 떠민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51 촛불 강민경 2014.12.01 202
1050 그의 다리는 박성춘 2015.06.15 202
1049 꽁지 없는 푸른 도마뱀 / 필재 김원각 泌縡 2019.06.27 202
1048 외도 / 성백군 하늘호수 2023.08.22 202
1047 해바라기 백야/최광호 2005.07.28 203
1046 3월에 대하여 김사빈 2007.03.18 203
1045 설중매(雪中梅) 성백군 2014.03.15 203
1044 밀국수/ 김원각 泌縡 2020.07.21 203
1043 물속 풍경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2.12 203
1042 친구야 2 유성룡 2006.01.22 204
1041 초승달 성백군 2007.03.15 204
1040 해질무렵 patricia m cha 2007.09.08 204
1039 얼룩의 초상(肖像) 성백군 2014.09.11 204
1038 10월의 제단(祭檀) 성백군 2014.11.07 204
1037 당신은 내 밥이야 강민경 2019.11.19 204
1036 영원한 친구라며 그리워하네! / 김원각 泌縡 2020.09.25 204
1035 독도의용수비대원 33인의 아버지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17 204
1034 우회도로 천일칠 2005.02.11 205
1033 자화상(自畵像) 유성룡 2005.11.24 205
1032 송년사 성백군 2005.12.31 205
Board Pagination Prev 1 ... 57 58 59 60 61 62 63 64 65 66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