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23 16:04

햇빛 꽃피웠다 봐라

조회 수 14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햇빛 꽃 피웠다 봐라/강민경

 

 

산등성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구릉을 차고 오르는 햇살 닮은 나뭇잎

반짝이는 얼굴이 맑고 환한데

골짜기가 깊을수록 그늘도 짙어서

양지와 음지의 뚜렷함을 드러낸다

 

응달진 나뭇잎 사이사이를 비추는

햇빛, 가슴과 가슴을 포개고

뜨끈뜨끈 스텝을 고른다

 

아래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햇빛을 풀어 피운

햇빛 꽃 보라는 그이의 손끝을 따라가

오글오글 모여 나풀나풀 춤을 추는

나뭇잎 산등성에 환한 미소가 어찌나 귀한지

눈이 부시다  

 

시의 씨앗을 고르느라

뼈를 세우느라 끙끙대는 나더러

꽃이 되자며 바람 가르는

새처럼 너울너울 내 곁 지켜 날아온

그이와

내 눈 안으로 파닥파닥 일어서는

나뭇잎과 햇빛에 안겨 꽃봉 터트린

햇빛 꽃 나,

그이의 손끝을 보고

웃는 환한 얼굴은 영락없이 햇볕이 피운

햇빛 꽃이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17 배꼽시계 강민경 2008.12.20 362
1116 방향 유성룡 2007.08.05 171
1115 방하 1 file 유진왕 2021.08.01 136
1114 방파제 안 물고기 성백군 2013.10.17 317
1113 방파제 강민경 2007.03.19 113
1112 방파제 성백군 2008.01.06 79
1111 방파제 강민경 2014.07.08 234
1110 시조 방출放出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11.19 162
1109 방전 유성룡 2006.03.05 335
1108 방귀의 화장실 박성춘 2008.03.25 368
1107 밥 타령 하늘호수 2017.12.01 198
1106 밤하늘의 별이었는가 강민경 2010.10.06 926
1105 밤에 하는 샤워 서 량 2005.03.13 401
1104 밤에 피는 꽃 서 량 2005.05.06 692
1103 밤에 쓰는 詩 박성춘 2009.09.21 666
1102 밤에 듣는 재즈 서 량 2005.05.17 292
1101 밤송이 산실(産室) 성백군 2013.11.03 255
1100 밤비 하늘호수 2016.06.10 227
1099 밤바다 2 하늘호수 2017.09.23 180
1098 밤, 강물 / 성백군 하늘호수 2018.11.30 120
Board Pagination Prev 1 ... 54 55 56 57 58 59 60 61 62 63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