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19 09:07

노숙자

조회 수 186 추천 수 11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밤 사이 이사를 와서
동네 공원 한 귀퉁이에 짐을 푼 사람이
구겨진 휴지처럼 벤취위에 버려져
날(日)이야, 밝든지 말든지 미동도 않는다

거처가 따로 없으니 집 걱정 할 일 없고
사방 벽이 틔였으니 감출 비밀 없다고
생욕(生欲)을 놓아버린 자유가 히죽히죽 웃는다

저는
나보다 강심장일까
사노라면 죽고 싶은 날, 더러 있는데
불평 불만 다 접고 팽개쳐 자는구나

저 노숙자 빈 삶
무엇이 부려우랴마는
나, 또한 이세상 이별하는 날
누가 날 조상(弔喪)해 준들 남는게 무얼까

이래사나 저래사나 한 세상은 가는데
여기 저기 맺은 연(緣) 끊지 못하겠다듯
손수레에 가득한 노숙자의 헌 옷가지가
할일없이 바람에 펄럭거린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91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80
1090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1
1089 수필 아프리카의 르완다를 다녀와서-이초혜 미주문협 2017.02.26 248
1088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4
1087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0
1086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78
1085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8
1084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101
1083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2
1082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6
1081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63
1080 풋내 왕성한 4월 강민경 2017.04.06 125
1079 동행 하늘호수 2017.04.07 125
1078 구름의 속성 강민경 2017.04.13 290
1077 관계와 교제 하늘호수 2017.04.13 214
1076 꽃의 화법에서 강민경 2017.04.20 119
1075 티눈 하늘호수 2017.04.21 150
1074 진실은 죽지 않는다/(강민선 시낭송)밑줄긋는 여자 박영숙영 2017.04.25 168
1073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19
1072 낙화(落花) 같은 새들 강민경 2017.04.30 101
Board Pagination Prev 1 ... 55 56 57 58 59 60 61 62 63 64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