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세상의 문이다/강민경
내생에 남은 사 분의 일은
오후 여섯 시,
이십사시의 한 귀퉁이에 불과 하지만
소중한 것은 언제나
귀퉁이로 남은 마지막 부분이다
저무는 해를 따라 벌겋게 상기한
오후 여섯 시,
내가 연 문들의 사 분의 일을
어떻게 닫아야 할지
오후 여섯 시에 골똘하면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던
어머니의 자궁 문을 연 첫날부터
무슨 사연이든, 어떤 삶이든
“내가 세상의 문이다.” 라는 정의는
빽빽한 솜털의 촉수같이
필수 불가결의 내 삶의 전체이다
당신 개개인은
더 변명할 수 없이
세상의 문임이 틀림없는데
뭐 그리 애 끓이느냐고 다독여
허허, 웃어넘기는 명답,
피하지 않으려는
내 중심에 문고리를 흔드는 소리 들린다.
시
2014.10.12 21:44
내가 세상의 문이다
조회 수 188 추천 수 0 댓글 0
번호 | 분류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시 | 내가 세상의 문이다 | 강민경 | 2014.10.12 | 188 |
1196 | 시 | 감기 임 | 강민경 | 2016.04.10 | 188 |
1195 | 시조 | 깨어나라, 봄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2.03.18 | 188 |
1194 | 시 |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0.23 | 188 |
1193 | 무서운 빗방울들이 | 서 량 | 2005.10.16 | 189 | |
1192 | 약속 | 유성룡 | 2006.05.26 | 189 | |
1191 | 시 | 길 잃은 새 | 강민경 | 2017.06.10 | 189 |
1190 | 시 | 쥐 잡아라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7.07.27 | 189 |
1189 | 시 | 꽃 앞에 서면 | 강민경 | 2018.05.11 | 189 |
1188 | 시조 | 고운 꿈 / 천숙녀 | 독도시인 | 2021.04.30 | 189 |
1187 | 시 | 얹혀살기 / 성백군 1 | 하늘호수 | 2021.08.17 | 189 |
1186 | 시 | 기상정보 / 성백군 | 하늘호수 | 2022.11.22 | 189 |
1185 | 시 | 카멜리아 꽃(camellia flawer) / 성백군 2 | 하늘호수 | 2023.04.09 | 189 |
1184 | 검증 | 김사빈 | 2008.02.25 | 190 | |
1183 | (단편) 나비가 되어 (2) | 윤혜석 | 2013.06.23 | 190 | |
1182 | 시 | 태아의 영혼 | 성백군 | 2014.02.22 | 190 |
1181 | 시 | 황홀한 춤 | 하늘호수 | 2016.02.29 | 190 |
1180 | 시 |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 하늘호수 | 2018.05.14 | 190 |
1179 | 기타 | 고백(1) | 작은나무 | 2019.03.06 | 190 |
1178 | 시 | 안아 보고 싶네요! / 김원각 | 泌縡 | 2020.04.23 | 1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