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09 18:58

시간의 탄생은 나

조회 수 11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시간의 탄생은 나/강민경

 

                                    

 

내가 세상에 태어나던

그전, 전부터 당신은 존재하므로

어디든 따라오고 앞섰다는 사실을

알고도, 당신이 새삼스러운 건

내가 태어난 순간부터 내가 가야 할 길

앞, 뒤에 존재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듣고 본 일 없이

나를 따라온 것이라는 생각 속엔

먼저 내가 당신에게 맞추려고

보이지 않는 바람을 쳐내며

진날 갠 날 없는 오직 한마음 한뜻은

나무보다 더 신성하려고

들길, 산길을 꺼린 일 없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을 품은 자만이었을까요?

차진 당신의 충고에 소홀하지 않고  

나를 돌아보라고, 앞을 내다보라고

강권하는 당신은 누구 십니까?

멈추지 않는 강물을

소리 없이 당기고 풀며 절대로 나를

놓지 않는데, 당신의 하늘과 땅을,

이 순간까지 받들어 아쉽고 섧고 아픈 날만이

아닌 기쁨과 희망을 바라보는 열망의 꿈

나는, 벌써 2013년 12월

한 해의 끝자락에서 새로이

당신을 영입하고, 당신을 떠나 보냅니다

 

싹 눈 적부터 이 순간까지

어디서 무엇을 지향해 왔는지를

알듯 모를 듯, 깨우친 까닭일까요

확실치 않은 자아 때문이었을까요

동분서주한 진흙탕도, 생수만 퍼 올린 샘물도

보이지 않음은

참을 인(忍)’ 자를 앞세운 채 묘연합니다

삶과 죽음의 묘한 관계인

참을 忍 자만 여울집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91 봄 그늘 하늘호수 2018.03.21 60
990 살만한 세상 강민경 2018.03.22 98
989 시작(始作 혹은 詩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3.27 124
988 옷을 빨다가 강민경 2018.03.27 229
987 바람의 말씀 / 성백군 2 하늘호수 2018.04.02 244
986 비와의 대화 강민경 2018.04.08 127
985 몸살 앓는 봄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09 83
984 노숙자의 봄 바다 강민경 2018.04.11 222
983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59
982 물웅덩이에 동전이 강민경 2018.04.19 242
981 배설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23 128
980 나무 뿌리를 밟는데 강민경 2018.04.24 98
979 봄의 꽃을 바라보며 강민경 2018.05.02 199
978 어머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07 131
977 꽃 앞에 서면 강민경 2018.05.11 175
976 어느새 비 그치고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14 174
975 졸업식은 오월의 함성 강민경 2018.05.18 198
974 사망보고서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1 167
973 등대 사랑 강민경 2018.05.29 182
972 하와이 낙엽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5.29 151
Board Pagination Prev 1 ... 60 61 62 63 64 65 66 67 68 69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