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30 17:19

바퀴벌레 자살하다

조회 수 15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바퀴벌레 자살하다 / 성백군

 

 

죽었다

아침에 보니

식탁 위 물그릇에 담가놓은 꿀단지 앞에서

바퀴벌레 한 마리 자살했다

우리도

단것만 좋아하다 보면

저리되지 말라는 법은 없는 법

누가 밀어 넣은 게 아니다

밤새도록 단지 뚜껑을 핥으며 애쓰다가

()이 넘쳐서 스스로 뛰어든 것일 게다

 

단것이 꿀뿐이겠는가

부도, 명예도, 권세도, 기호도, 무엇이든

욕심이 과한 자에게는 다 단것이 되는 것을

자살한 것은 바퀴벌레만이 아니다

체면과 도덕과 윤리와 양심을 잃어버린

사람들 안에 있는 또 다른 사람

나에게는 없는가?

바퀴벌레, 그 주검이 징그럽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바퀴벌레 자살하다 하늘호수 2017.03.30 156
1189 아침 이슬 하늘호수 2017.03.30 141
1188 상실의 시대 강민경 2017.03.25 99
1187 두 마리 나비 강민경 2017.03.07 194
1186 경칩(驚蟄) 하늘호수 2017.03.07 176
1185 정상은 마음자리 하늘호수 2017.03.05 180
1184 뜨는 해, 지는 해 강민경 2017.02.28 154
1183 수필 아프리카의 르완다를 다녀와서-이초혜 미주문협 2017.02.26 248
1182 이데올로기의 변-강화식 1 미주문협 2017.02.26 200
1181 (동영상시) 새해를 열며 2 차신재 2017.02.23 379
1180 겨울바람 하늘호수 2017.02.19 101
1179 白서(白書) 가슴에 품다 강민경 2017.02.16 118
1178 기타 2017년 2월-곽상희 서신 미주문협 2017.02.16 256
1177 입춘(立春) 하늘호수 2017.02.15 222
1176 파도의 사랑 2 강민경 2017.01.30 123
1175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61
1174 수필 속살을 보여준 여자-고대진 미주문협 2017.01.30 516
1173 햇빛 꽃피웠다 봐라 강민경 2017.01.23 125
1172 수필 ‘구구탁 예설라(矩矩托 禮說羅)‘ son,yongsang 2017.01.22 551
1171 어떤 생애 하늘호수 2017.01.20 183
Board Pagination Prev 1 ...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 114 Next
/ 114